도보 49

한겨울날 안양천을 걷다

요즘에 계속하여 날씨가 많이 추웠다. 그러다가 오늘은 다소 날씨가 풀린 듯하여 오후에 집을 나섰다. 요새 날씨가 하도 춥다 보니 통 걷지도 않고 집에만 있으니 갑갑하기도 하고 또 건강에도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집을 나서보니 날씨가 풀렸다고는 해도 두툼한 장갑 속에 있는 손이 시렸다. 안양천은 며칠 강추위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흐르는 물인데도 얼음이 얼어서 아이들의 얼음 지치기를 하는 모습이 보이고 걷는 길에는 추운 날씨와는 상관이 없는 듯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서 열심히 걷기도 하고 혹 간은 뛰는 사람들도 있었다. 처음에는 천천히 걷다가 좀 춥다는 생각이 들어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양명고를 지나 철교 밑을 통과하여 좀 더 걸으면 대교 밑이 나온다. 대교 밑에는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도 나이가 ..

도보 2023.12.23

겨울비가 내리는 날 학의천 길을 걷다

마누라하고 집을 나설 때만 해도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큰 길가 모퉁이를 돌 때쯤 빗방울이 떨어졌다. 비가 온다고 하여 그렇잖아도 각각 우산 하나씩을 챙겨서 집을 나섰기 때문에 되돌아오지 않고 가던 길을 계속 걸을 수 있었다. 천변(川邊) 길에 도착하여 얼마 걷지 않아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더니 제법 땅바닥을 적셨고, 안양천에서 학의천으로 갈라지는 초입에 있는 흙길로 가려다 땅이 젖게 되면 흙이 튈 것 같아서 포장 도보길을 택하여 걸었다. 하지만 거기가 거기다. 포장 도보길도 비가 와서 젖어있는 데다가 기온이 올라가서 길가로 치웠던 눈얼음이 녹기 시작하여 걷는 길이 썩 좋지는 않았다. 같이 걷던 마누라는 내비산교까지 같이 걷고서는 운동장에서 실시하는 '한 집 한 사람 코로나 검사'를 하기 위해 헤어졌고 나는..

도보 2021.01.21

비봉산 마실길을 걷다

두어 달 전부터 점심식사를 아주 간단히 요기 정도 하던지 아니면 그마저도 하지 않다가 4일 전에 부산에 사는 막내 아우가 며칠 휴가를 내고 수도권에 사는 형제들을 만나보기 위해 우리 집으로 다니러 와서 점심을 같이 먹게 되면서 또 다시 중식을 먹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제 오후에 아우가 부산으로 내려간 후 오늘은 오전에는 다소 썰렁할 것 같아서 집에서 게으름을 피우다 평소 때처럼 점심식사를 거른 채 정오가 지난 후에 비봉산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비봉산 마실길은 오래전부터 지난주까지 자주 즐겁게 걷던 길이다. 큰 트럭이 다닐 정도로 널찍한 도로에 비포장이어서 그 길을 자주 걷는 데도 싫증이 나지 않고 늘 기분 좋게 걷는다. 집에서 출발하여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 산길로 접어들어서는 오르막이 30분 가까이..

도보 2020.11.12

경기도 광주의 화담숲을 가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화담숲은 엘지(LG)의 구본무 회장(1945-2018)께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7년 동안 각별히 신경을 써서 조성한 사설 수목원이다. 구본무 회장은 엘지상록재단의 설립자로서 2018년 5월 작고할 때까지 추구해온 가치는 ‘생명존중’이었다. 평소에도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를 사랑했고, 맑은 강에서 유영하는 물고기도 사랑했으며 특히 기상과 기품이 넘치는 소나무를 많이 좋아했다. 또한 계곡에서 어둠을 밝히는 반딧불이도 좋아했기에 병들어가는 산림과 동식물을 보호·보존하여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강산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자신의 호 화담(和談)을 따서 ‘화담숲’으로 명명했다. 이곳은 화담숲뿐만 아니라 골프장, 스키장, 콘도까지 종합레저타운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화담숲을 갔다..

도보 2020.10.29

오산의 물향기수목원을 가다

어제는 오산에 있는 물향기수목원을 갔다가 왔다. 안양에서 전철을 타고 오산대역에 내려서 2번 출구를 빠져나가 도보로 수목원까지 가는데 채 1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집에서 출발한 시간이 오후이다 보니 수목원을 둘러보고 집엘 오면 혹시 늦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전철역에서 내려서 마을버스를 타지 않고 집까지 걸어왔는데도 오후 6시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은 오산에 가서 물향기수목원을 둘러본 얘기를 해볼까 한다. 물향기수목원은 수도권에 있는 수목원 중에서 교통이 가장 좋은 편이다. 대중교통수단으로 전철이 연결된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이고, 역에서도 환승을 하지 않고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는 것은 성격상 사람들이 많이 찾는 수목원이라고 볼 때 도시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혜택..

도보 2020.10.26

의왕에 왕송호수 둘레길을 걷다

의왕에 있는 왕송호수는 안양보다는 수원에서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집에서 승용차로 출발하여 정확하게 22-3분 걸렸다. 1호선 전철을 타고 수원을 오가며 의왕과 성대역 중간에서 숱하게 보았던 호수가 왕송저수지였다. 오늘은 날씨가 평소보다 바람도 더 불고 쌀쌀하다. 원래는 곤지암에 있는 화담숲을 가려고 마음 먹었었는데 날씨 때문에 가지 않고 그 대신에 의왕에 왕송호수로 온 것이다. 차를 주차해 놓고 호수 쪽으로 걸어 들어가니 들어가는 입구부터 온통 꽃으로 뒤덮여 있다. 가을 축제를 준비하려다 코로나 때문에 취소되어서 이렇게 꽃들이 많은 것이 아닌가 싶다. 걸어가는 길옆 연못으로는 썰렁한 날씨에 시위라도 하는 양 철 지난 분수가 공중으로 물을 품어 올리고 있다. 그곳을 지나 조금 더 걸으..

도보 2020.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