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면 절기상으로 분명히 겨울철이다. 그런데도 학의천을 걷다 보면 갈대와 억새뿐만 아니라 달뿌리풀이 물 내려가는 하천가부터 시작해서 사람이 다니는 길옆에까지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도저히 그냥 지나갈 수가 없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억새하고 얘기를 하고 있으면 옆에 있는 갈대가 자기하고도 얘기하자고 잡아당긴다. 그러자 가장 물가에 가까이 있던 달뿌리풀이 큰 소리로 나 좀 보고 가라고 소리친다. 이렇게 가을을 대표하는 갈대와 억새는 계절이 바뀌어 겨울이 되었는데도 학의천 길을 걷는 사람을 설레이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편안하고 다정한 친구가 되어 다가온다. 그래서 오늘은 갈대와 억새, 그리고 갈대와 비슷한 달뿌리풀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먼저 전해 내려오는 얘기에 의하면 이 셋은 원래 다정한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