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날씨가 너무 무더워서 집에 있기가 겁이 날 정도이다. 그렇다고 덥다고 시도 때도 없이 에어컨을 틀어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오전에는 선풍기로 더위를 달래면서 칠십이 훨씬 넘어 두 달 만에 암송을 한 반야심경(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을 18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나지막한 음성으로 독송을 한 후, 기분이 좋으면 천수경(千手經)까지 1회 독송을 하면 더위가 조금 누그러지는 것 같다. 마누라가 챙겨 놓은 과일 몇 조각과 앙꼬빵 한 개가 덩그러니 식탁 위에 놓여 있는 데로 가서 그것으로 점심을 때운다. 그래도 내 곁에 마누라가 있어서 때때로 맛있는 반찬도 상에 오르고 이렇게 삼시세끼 뭐가 됐던지 얻어 먹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더구나 요즘 날씨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