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정초부터 찾아온 불청객 어지럼증

강일형(본명:신성호) 2020. 1. 22. 23:09




해가 바뀌고 며칠 지나지 않은 새벽이었다. 오줌이 마려워 누워있던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발짝을 떼려다 갑자기 어지러움이 있어서 하마터면 앞으로 넘어질 뻔 했다. 그 이후 어지럼증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보름 정도 계속되어 오늘까지도 생활하는데 많은 지장을 주고 있다.


원인을 찾으려고 병원에 가서 평형검사부터 시작해 CT촬영, MRA·MRI 등 필요한 검사를 다 해봤어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처방전을 받아 양약을 열흘 가까이 먹었고, 한의원에서 물리치료와 침도 여러 날을 맞는 등 양·한방치료를 병행했는데도 어지럼은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 새해부터 어지럼증이 발병하여 나의 일상사가 엉망이 되었다. 오랜 친구가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했다고 하는데도 문상 가지 못했고, 집안의 대소사도 참석하기가 어려웠다. 그뿐이겠는가. 신년 초에 있었던 여러 모임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적 집안에만 머물러 있게 되어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지고 잘못하다가는 우울증까지도 걱정해야 했다.


어디가 아프다면 아픈 곳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면 되는데 어지럼병은 아픈 것과는 상관없이 불규칙적으로 수시로 발생되고 진행되는 것이어서 사람을 은근히 골탕 먹이고 괴롭힌다. 하루에도 몇 번씩은 어지럼으로 고통 받는다. 그래서 집을 나서기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고 한다. 경자년 새해부터 병 같지도 않는 어지럼증으로 고통 받다 보니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고, 또 어지럼증이 실제로 무섭고 몹쓸 병이라는 것을 내가 앓고서야 알게 되었다.


이번 어지럼병으로 인해 검사를 하다 보니 MRI 상에 ‘양성 뇌수막종양’을 발견하였는데 지금은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고 1년 후에 다시 확인해 보고 그 때 가서 판단하자고 담당 선생님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를 하시면서 그 종양으로 인해 머리가 어지러운 것도 아니라고 하니 불행 중 다행이다 싶다.


이렇게 나도 나이가 들면서 여기저기 아픈 데가 나오는 걸 보면 늙었다고 아니 얘기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나이타령에다가 어지럽다고 집에만 있으면 사람이 더 까라질 것이 분명하다. 봄이 되어 서구라파 쪽으로 여행계획도 잡혀 있는데 정신 차리고 움직이지 않으면 이 고통에서 못 벗어난다. 지금 당장 걷는 운동부터 시작하자. 그러다보면 차츰 모든 것이 좋아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