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풀 이야기 35

안양 비봉산의 누리장나무

누리장나무(학명:Clerodendron trichotomum)는 마편초 누리장나무과에 속한 식물로써 높이가 3~4m밖에 자라지 않는 키가 작은 나무이다. 서식지는 우리나라의 남한 전역에서뿐만 아니라 대만, 필리핀, 중국, 일본 등에서 자란다. 누리장나무는 대체로 산의 양지바른 곳이나 임연부에서 볼 수가 있으며 봄에서 여름철에 한창 자랄 때 줄기에서 누린내가 나고, 나뭇잎을 잘라보면 육고기에서 나는 누린내와 비슷한 냄새가 난다고 하여 누린내나무에서 누리장나무로 변화된 것으로 본다. 지금도 북한에서는 누린내나무로 부르고 있다고 한다. 잎은 타원형이며 오동나무 잎처럼 크지는 않지만, 쪽동백이나 생강나무처럼 손바닥만 하게 큰 편이어서 냄새오동(臭梧桐)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꽃은 8월 말에서 9월 중순까지 피는데..

안양 비봉산의 참나무 6형제 이야기

요즘 우리 집 뒷동산인 비봉산을 올라가다 보면 올라가는 길만 낙엽이 없고 사방이 온통 낙엽으로 뒤덮여 있다. 더운 여름날에는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고 가을이 되면 고운 단풍으로 눈을 호강시켜주던 뒷동산의 활엽수들이 추운 겨울을 준비하고 내년의 생존에 필요한 양분을 비축하기 위하여 잎새를 스스로 다 떨어뜨려 거름을 만든다. 그러다 보니 올라가는 내내 나무와 나뭇가지 사이가 휑하여 전에 보지 못한 숲 속을 멀리까지 들여다볼 수가 있고, 하늘도 올려다볼 수 있다. 비봉산은 활엽수가 90% 이상 되지 않을까 싶다. 그중에서 산 초입과 중간에서 볼 수 있는 아까시와 오리나무를 제외하면 참나무가 적어도 70%를 차지할 것으로 본다. 이렇게 비봉산은 어디를 가든 흔하게 참나무를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비봉산 ..

학의천은 갈대와 억새가 한창이다

12월이면 절기상으로 분명히 겨울철이다. 그런데도 학의천을 걷다 보면 갈대와 억새뿐만 아니라 달뿌리풀이 물 내려가는 하천가부터 시작해서 사람이 다니는 길옆에까지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도저히 그냥 지나갈 수가 없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억새하고 얘기를 하고 있으면 옆에 있는 갈대가 자기하고도 얘기하자고 잡아당긴다. 그러자 가장 물가에 가까이 있던 달뿌리풀이 큰 소리로 나 좀 보고 가라고 소리친다. 이렇게 가을을 대표하는 갈대와 억새는 계절이 바뀌어 겨울이 되었는데도 학의천 길을 걷는 사람을 설레이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편안하고 다정한 친구가 되어 다가온다. 그래서 오늘은 갈대와 억새, 그리고 갈대와 비슷한 달뿌리풀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먼저 전해 내려오는 얘기에 의하면 이 셋은 원래 다정한 친구..

계절을 잊은 학의천의 들국화 얘기

요즘에 한낮으로는 기온이 영상으로 올랐다가 아침, 저녁으로는 영하로 뚝 떨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가을과 겨울이 동거를 하는 계절이라 차가운 아침과 저녁시간을 피해 안양천과 학의천을 걷다 보면 아직도 노란 들국화가 둑방 위쪽으로 길게 군락을 이루고 있어 가는 사람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비산대교에서 안양천을 따라 걷다가 한화 꿈에 그린아파트 앞을 지날 때 왼쪽 언덕을 보면 요즘에 좀처럼 들꽃 구경하기가 쉽지 않은데 4백 미터 이상 노란 감국꽃이 펼쳐진다. 이 꽃길을 지나 좀 더 걸어 내려가 학의천 삼거리에서 학의천길로 가려면 두 종류의 길이 나온다. 한쪽은 포장을 하여 사람과 자전거가 같이 다닐 수 있는 길이고, 초입은 포장도로이지만 얼마 안 걸으면 비포장 흙길로 된 도보길이 있다. 이 길은 순수하게 걷는..

안양 비봉산의 팥배나무 이야기

올해는 연초부터 '코로나 19'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진작 계획되었던 봄 여행도 가을로 연기했다가 아예 취소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잘 맞지 않고 불편하게 보냈던 한 해였다. 그런데도 코로나 탓만 하지 않고 무언가 찾아서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마음먹고 고희(古稀)의 나이에 나무에 관한 공부를 하여 산림을 관리하는 기사 국가자격증을 그저께 우편을 통하여 받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나무 얘기를 하기 전에 나무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부터 얘기를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기사시험을 봐야 하는데 1차시험은 객관식이고 1차에 합격을 하면 2차 시험을 보게 되는데 주관식 시험과 실기시험을 별도로 날짜를 잡아 보게 된다. 실기시험 중의 하나로 '하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