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에 물난리가 나서 18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고, 수많은 재산 피해가 있었던 것을 두고 네 탓이다 아니다하며 책임공방이 한창이다. 물론 원인을 밝혀 차후에 이와 똑 같은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데는 공감을 하지만 이번 사고 때 유명을 달리한 망자의 장례도 치루지 않고, 피해지역에서는 한창 피해복구가 진행 중에 있는데도 책임을 인재다 자연재해다 하며 네 탓, 내 탓, 누구 탓을 따지는 것이 안 좋게 보였다. 망자의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들의 슬픔을 달래어 장례를 치룬 후 아픈 마음을 추스르고 피해복구가 어느 정도 수습이 되고나서 잘잘못을 따지고, 누구 탓인지 가려내도 늦지 않다고 본다.
옛날부터 위정자는 덕(德)을 쌓아야 했다. 비가 안 와도 직접 왕이 ‘기우제’를 지내며 백성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었다. 그와 반대로 비가 많이 내려도 홍수가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그렇게 했어도 천재지변이나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위정자들이 덕이 없어서 이런 일이 생긴다고 백성들은 얘기를 했다. 아무리 100년 만에 단시간 동안 많은 비가 내려서 홍수가 났다고 하더라도 이번 비로 부모형제를 잃은 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때 구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구청장이나 시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을 원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책임이 없다고 일관하는 지자체장의 책임회피는 많은 구민, 시민들한테 지탄받아 마땅하다.
이틀 동안 많은 비가 내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면산에 산사태가 난 것은 워낙 큰 사건이라 시간을 갖고 다음에 논하더라도 서울 광화문 한복판이 작년에 이어 올 해도 물바다가 되었고, 강남 중심지가 배를 띄울 정도로 배수가 안 되고 호수가 되었다. 이것 하나 만 보더라도 구청장이나 시장은 책임을 면할 수가 없다. 이번 피해는 그동안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전시행정(展示行政)에 치우친 엄청난 결과라고 아니 말 할 수가 없다. 뭐가 잘 못되었는지 조목조목 따져서 다시는 이런 물난리가 나서 아까운 생명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선 무분별한 개발을 제한하고, 녹지를 늘려 나가야 하며 하수도를 어떻게 확장하고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홍수 때 많은 시민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유족들의 아픈 마음을 지자체장들이 잘 다독거려 주었으면 좋겠고, 삶의 터전이 없어지고 난장판이 된 시민들한테는 희망을 잃지 않도록 격려를 해 주시길 당부한다.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영선 새정련 원내대표는 뭘 합의했단 말인가 (0) | 2014.08.08 |
---|---|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렇게 주저앉고 말 것인가 (0) | 2014.08.02 |
박근혜대통령의 흘린 눈물은 무엇을 의미했던 건가 (0) | 2014.07.29 |
오시장, 주민투표와 대선불출마는 무슨 관련이 있나? (0) | 2011.08.13 |
오세훈 서울시장은 어디까지 갈 셈인가? (0) | 2011.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