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렇게 주저앉고 말 것인가

강일형(본명:신성호) 2014. 8. 2. 01:45

 

 

지난 7월 30일 실시한 재보궐선거에서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에게 4:11로 아주 처참하게 패했다. 물론 선거일이 휴가철 한가운데 있는데다가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가뜩이나 투표율이 떨어지는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비교적 지지층이 견고한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는 생각했어도 수십 년을 철통 같이 지켜왔던 새정련의 안방마저 내주면서 재기가 어려울 만큼 처절하게 깨질지는 몰랐다. 그러면 새정련은 이렇게 주저앉고 말 것인가?

 

새정련이 이렇게까지 가게 된 배경을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3년간 치루어진 크고 작은 선거에서 연속해서 무려 여섯 번이나 패했다. 특히 2008년과 2012년에 실시되었던 총선에서 연거푸 지금의 여당에게 졌고, 또한 2007년과 2012년에 실시된 대선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그나마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국정원대선개입, 군사이버사령부대선개입, 서울시청직원 간첩조작, 세월호참사 등 야당에 호재가 있었음에도 간신히 체면치레를 한 것이 전부다. 그렇다면 지난 64일 실시된 지방선거 때보다 이번에 실시한 재보선이 세월호참사, 유병언부실수사, 국무총리 및 장관후보자 낙마 등 선거환경이 여당보다는 야당에 상당히 유리했었는데도 처참하게 패한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계파갈등과 공천잡음이 가장 컸고, 당대표의 리더쉽부재와 세월호참사에 대한 안이한 대처를 아니 말할 수 없다. 게다가 매번 선거 때마다 내세웠던 정권심판론은 대안이 못 되는데도 식상하도록 써먹었다. 이런 것들이 믿을 수 없는 새정련보다는 많은 실정으로 욕을 먹고 있어도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새정련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정치는 생물이라고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 정치이고, 때에 따라 혼자보다는 집단의 조화로운 힘이 필요하고 요구되기도 한다. 지금은 당대표가 사퇴하고 공석이다. 임시로 원내대표가 당대표대행을 맡는다고 하는데 그것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당연히 원내대표가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당대표까지 겸해서 내년 2월까지 간다는 것은 제1야당의 허술한 모습만 보여줄 뿐 좋은 모습은 아니다. 지금 당장 새정련을 해체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는 판에 정기국회일정 때문에 어렵다고 늦추다가는 각 계파간의 갈등만 더 키우고, 새정련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 불신만 부추긴다. 그러니 서둘러 당을 해체하고 당을 새로이 만든다는 각오로 개혁을 해야 한다. 자꾸 시간을 끌며 세월만 보낸다면 이런 애정의 질책에 끝나지 않고 민심은 완전히 등을 돌리고 멀리 떠날 것이다. 하루 빨리 변모한 제1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당의 쇄신책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으나 우선 각 부문에 전문가와 덕망이 있거나 훌륭한 사람을 많이 영입하여 살아있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사견이지만 당명도 부르기 좋고, 간단한 어휘로 바꿔야 한다. 사실 새정치민주연합은 나도 최근에서야 당이름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우리 같은 갑남을녀(甲男乙女)는 단어가 길어서 부르기도 어렵거니와 뜻을 풀어도 꼭 의미를 둘 만큼 좋은 어휘는 아니다. 여기에 한 가지만 더 곁들여 얘기한다면 당 조직상 당대표가 있고, 원내대표, 사무총장, 정책의장, 대변인 등 당직이 있는데 왜, 당대표가 당대변인을 놔두고 모든 발표를 하는지 많이 의아해 했다. 비중이 있는 사안이라면 몰라도 일반적인 얘기까지 당대표가 하는 것은 제1야당의 체면만 구기는 것이다.

 

이번 7·30 재보선 패배로 새정련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사퇴를 했고, 손학규고문 같은 큰 정치인이 정계에서 물러났다. 더는 자중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너무 늦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확 바뀌어진 새정련의 새로운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새누리의 독주를 막고 견제하며, 좋은 정치파트너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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