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여행을 한다거나 등산을 갈 때 서두르다 보면 급하게 밥을 먹을 때가 있다. 그렇게 급히 먹는 밥이 꼭 체하기 일쑤다. 요즘에야 여행을 가거나 등산 갈 때 구급약을 다들 준비해 가지만 그런 구급약을 미쳐 준비를 못해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한가지 상식만 알고 있으면 그런 낭패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지금부터 40여년 된 얘기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수학여행을 보은 속리산으로 갔다가 그날은 문장대를 가는 날이었다. 아침을 서둘러 먹고는 문장대 등반에 나섰다. 많은 친구들과 같이 오리 숲을 지나 법주사를 거쳐 복천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나올 때부터 안 좋았던 속이 더 안 좋았다. 그러다 괜찮아지겠지 하고 계속 걸어서 복천암을 지나 고개 마루에 올라서니 숨까지 쉴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답답하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래서 거기서 어떡할 수가 없어서 같이 가던 친구들이 핀으로 엄지손톱 위를 따고, 등을 두드리며 온갖 노력을 다해 보아도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나도 이제는 한 발짝도 뗄 수가 없었다. 이대로 간다면 꼼짝없이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야 급할 때는 비상용 헬기라도 부르면 위급한 생명은 구할 수 있지만, 그 때만 해도 핸드폰도 비상용 헬기도 없었던 시대라 산속에서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친구들이 우왕좌왕하고 허둥댈 때 늦게 출발해서 올라오던 친구가 나의 이런 모습을 보고 나를 땅바닥에 엎드리게 하고는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포개어 등뼈를 위에부터 중간 조금 아래 부분까지 지압을 몇 번 반복했다. 그리고는 등뼈 옆으로 양 팔죽지 뒤로 젖히면 들어간 부분을 아플 정도로 왼쪽, 오른쪽을 번갈아가면서 지압을 하는 걸 느꼈다. 그러고 나니 종전보다는 숨쉬기가 조금 나아진 것 같았다. 그 친구는 다시 나를 앉히더니 내 손톱과 발톱을 자기 오른쪽 엄지손톱을 세워 눌러서 잡아 당겼다. 아주 많이 아팠다. 그러면서 ‘조금 있으면 트림과 방귀가 나오고 대변을 보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정말 5분도 안되어 그랬다. 나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속리산 문장대까지 거뜬히 갔다가 왔다.
참으로 대단한 의학상식 아닌가. 고등학생의 손으로 첩첩산중에서 먹은 것이 꽉 막혀 간신히 숨만 쉬고 있던 나를 이렇게 살려 놓았던 것이다. 약을 먹인 것도 아니고, 의술도구를 사용하지도 않고 단지 손으로 내 몸 몇 군데를 누르고 만졌을 뿐인데 멀쩡해졌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친구 아버지께서 한의원을 하신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깨 너머로 배운 상식의술이 사람을 살린 것이다. 오래도록 고맙고, 잊지 못할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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