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궂은비가 내렸다. 어디서 전화 올 때가 없는데도 전화가 와서 밥먹다말고 불이 나게 달려가서 전화를 받으니 전 직장 동료였다. 비도 오고 그러니 오늘 저녁에 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물론 오늘처럼 갑자기 전화를 해서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고마운데 저녁까지 같이 먹자고 하니 많이 고마운 마음에 선뜻 그러자고 해 놓고는 마누라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오늘 어머니한테 가는 날이라고 한다. 그래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어머니께는 전화로 다음에 찾아뵌다고 하고, 거기를 갔다가 조금 전에 집에를 왔다.
직장을 떠난 지가 어언 2년이 다 되어가는 데도 오늘처럼 전화를 해서 보자는 동료가 있으니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떠난 사람한테 전화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데 지금까지도 이렇게 불러주고, 또 늦은 시간까지도 즐거운 시간을 마련해주는 후배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흔치 않은 일인데 참으로 두고두고 고마워할 일이다
.요즘에 얼마나 사람들이 약은가? 실속이 없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 것이 현실인데 아직도 그런 동료 후배들이 있다는 것이 세상이 살 만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직장도 그렇지만 사회도 이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면 아옹다옹 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며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굴러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나는 직장을 다닐 때 두 가지는 꼭 지키려고 노력했다. 하나는 직장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절대로 적을 만들지 말자’였고, 다른 하나는 ‘조금 손해 보는 듯 이 세상을 살자’였다.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정신없고 실속 없는 사람이라고 뒤통수에 대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다 지나고 보면 그 말이 맞는다고 한다. 내가 봐도 진리가 우리 가까이 있는 것이지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최근에 부쩍 느낀다.
오늘 모처럼만에 전에 다니던 후배들과 저녁을 같이하고, 시간이 되어 같이 들 스크린골프를 하면서 장족의 발전을 한 후배 모습을 보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아주 흐뭇하다.
아무튼 언짢은 날보다 늘 좋은 날이 많기를 바라고, 오늘 밤늦게까지 같이 한 시간을 오래도록 내 마음에 담아두고 싶다.
‘고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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