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집 안팎이 꽃향기로 가득하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1. 5. 27. 02:08

 

 

 

 

 

 

 

 

 

 

 

 

 

 

 

 

 

 

약 1주일 전쯤 된 걸로 안다. 저녁에 집으로 가는데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동 가까이 오니 아카시아 꽃향기가 산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을 타고 내려와 기분 좋게 코끝에 닿았다. 특히 우리 아파트 동에서 아름드리 아카시아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산하고는 거의 붙다시피 했다. 그래서 진달래, 개나리, 벚꽃 등 일찍 피는 봄꽃들이 들어가고 나면 이렇게 매년 늦은 봄에 아카시아 꽃이 피어 집을 나가고 들어갈 때 짙은 아카시아 꽃향기가 기분을 좋게 한다.

 

 

그런데다가 집안에 들어오면 아카시아 꽃하고 거의 같은 시기에 문주란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몇 날 며칠을 꽃대만 1m 가까이 뽑아 올리더니 이제는 올라온 꽃송이 중에서 절반 정도가 꽃을 피웠고, 이번 주까지는 계속 꽃을 피울 것으로 본다. 그 옆으로 다시 꽃대가 올라오는 것은 다음 주 말이나 꽃망울을 터뜨릴 것 같다. 이렇게 매년 두 송이에서 세 송이의 꽃을 피우는데 이 문주란 꽃향기는 그 향이 어느 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은은하면서도 그윽하다. 마루 창을 열어놓으면 마루까지 그 향이 퍼져서 나갔다 들어오면 마치 여기저기 향수를 뿌려놓은 것처럼 아주 기분이 좋아진다.

 

 

요즘은 이렇게 우리 집 안팎에서 꽃향기가 가득하다. 집밖에서는 아카시아의 짙은 꽃향기가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육체를 위로해 준다면 집안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문주란의 그윽한 꽃향기는 고단한 삶에 지친 사람의 마음을 달래준다.

 

참으로 고마운 집꽃과 들꽃의 조화로운 향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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