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naver 블로그명이 ‘마태복음 영어로 100번 읽자’인 river 님이 김준엽 시인의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이라는 좋은 시를 블로그에 써놓은 것을 캡쳐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그런데 김준엽 시인이 쓴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이라는 시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으로 어느 누군가에 의해 제목이 바뀌고, 내용도 일부만 다르게 하여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그 저자가 민족 시인 윤동주, 정용철 등의 시로 탈바꿈하여 세상에 떠돌았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시(詩)는, 중증 지체 장애인인 김준엽 시인이 손 아닌 입으로 펜을 물어 쓴 글임이 밝혀졌다. 1995년 한 출판사가 시집을 출판하다 문 닫은 후 돌려받지 못해 발생한 작품이 떠돌아다닌 결과라고 한다. 이 무명의 시인은 중증 뇌성마비 환자로 손가락 하나 의지대로 못 움직이면서 입으로 펜을 물고 시를 쓰는 시인이며 또 사회복지 전문가로 살아가는 위대한 삶의 승리자였다. 우리는 이처럼 훌륭한 시를 쓰신 김준엽 시인을 응원하고 존경하여 많은 사람이 이 시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다시 올려본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김준엽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자신 있게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얼른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나는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가족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부끄러움이 없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반갑게 대답하기 위해
나는 지금 가족의 좋은 일원이 되도록
내 할 일을 다 하면서 가족을 사랑하고 부모님에게 순종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나는 힘주어 대답하기 위해
지금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사회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내 마음 밭에서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겠습니다.
[출처]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작성자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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