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되니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해졌다
지긋지긋하던
그 무덥던 여름이 자취를 감췄다
이제는 살 것 같다는 말이
여기저기에서 쉽게 들린다
10월이 되니
불어오는 바람이 선선해졌다
푸릇푸릇하던
나뭇잎새가 하나 둘 색깔이 변해간다
불러주는 사람도 없는데
단풍구경 가자고 불러대는 소리가 들린다
11월이 되니
불어오는 바람이 쌀쌀해졌다
울긋불긋하던
단풍이 낙엽 되어 길바닥을 덮는다
광화문의 100만 함성소리가
아직도 머뭇대는 푸른 기와집을 흔들었다
생을 다한 나뭇잎이 내년 봄
새잎을 위한 토양이 되듯이 더는 미적대지 말라
가을이 다 가기 전에 가을과 같이 떠난다면
그래도 덜 쓸쓸하고, 덜 불행하지 않을까
가을이 오는 소리는 들릴락 말락 하더니
가을이 가는 소리는 낙엽 밟는 소리처럼 왜 이렇게 크게 들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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