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안양 '왕방울포차'에 가서 송년회를 하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23. 12. 25. 22:06

오늘은 크리스마스 날인데도 점심 약속부터 송년모임까지 겹치다 보니 하루를 아주 바쁘게 보냈다. 물론 나이 먹어서는 누가 불러주면 고마워서 우연만하면 다 나가려고 노력을 하는데도 때로는 시간 대가 겹치면 어디든 한쪽을 포기해야 했다. 이보다 더 나이를 먹게 되면 그때는 아무도 불러주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아직 내 다리로 걷고, 시원치 않은 눈이라도 뜨고 걸을 수 있으면 부지런히 좇아 다녀야 한다.

 

낮에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전화가 와서 받으니 얼마 전까지 구청에서 같이 근무했던 동지 한 분이 송년모임을 한다고 저녁 시간이 괜찮으면 꼭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느닷없이 전화를 받고 모임에 간다는 것이 약간은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빠질 자리가 아니어서 만사를 제치고 모임에 참석을 해서 장어구이에다 오징어 볶음으로 술안주를 하여 아주 근사한 저녁 식사를 하고 왔다. 그래서 오늘은 그 얘기를 하려고 한다.

 

이 모임은 원래 오래 전부터 내려왔던  모임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애착을 갖고 나가고 있다. 처음에는 여기저기 식당을 정하지 않고 나가다가 불과 2년 여 전부터 안양의 중앙시장 내에 있는 '왕방울포차'를 정해 놓고 나간다. 이 집의 사장님이 마음도 서글서글하고, 우리와 합석도 해서 소주도 두 세 잔씩 받아 마시고 하니 격의 없이 지내고 있다. 이곳은 음식재료와 안주거리만 사 갖고 가면 우리들 중에 1급 요리사가 두 명이 있어서 척척 다 알아서 필요한 음식이 나온다. 우리가 일반 식당에서 그렇게 먹으려면 오늘 먹은 금액의 최소한 서너 배는 더 주어야 먹으니 얼마나 경제적인가.

 

오늘 낮부터 시작된 약주는 저녁 늦게까지 이어지다 보니 모임에 참석을 했던 동지들이 2차를 가자고 했어도 가게 되면 늦게까지 당구를 치고 다시 술자리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큰 마음먹고 새해 인사를 간단히 나누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왔다. 오늘이 크리스마스 날이라 큰길에서 아파트 쪽으로 언덕배기를 올라서니 온통 크리스마스 츄리가 밝게 맞아 준다. 고마운 하루가 이렇게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다 가고 있다. 

 

"오늘 자리를 같이 했던 모든 친구들! 얼마 남지 않은 계묘년 한 해 잘 마무리 하시고, 갑진년 새해에는 더욱더 건강하시고, 좋은 일이 많이 있으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