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용우회 '2023년도 송년모임을 하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23. 12. 14. 23:31

 

오늘은 정년퇴직을 하고서 십수 년이 흘렀는데 그래도 연말이 되어 송년모임을 한다고 하여 선릉역 근방에 국민건강보험 빌딩 안에 있는 '창고43'이라는 꽤나 비싼 고깃집에서 저녁을 먹고 나와 2차로 길 건너 전 세계 맥주 전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이나라 저나라 맥주 맛을 보고 온 얘기를 조금 전 집에 도착하여 하려고 한다.

 

이 모임은 오래 전에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 만든 모임이지만, 1년에 대여 섯번은 만나서 저녁식사도 하고, 때로는 시간이 좀 나는 친구들과 수도권에 있는 필드에 가서 공도 치기도 하는데 오늘은 이런 OB들과 송년모임을 했다. 오늘 OB들이 송년 모임을 한다고 하니 현직에 있는 임원이 직접 나와서 선배들을 모신다고 하여 조금 분에 넘치는 식사와 2차에 가서 마음 편하게 수십 년 전의 오랜 얘기도 격의 없이 나눴다. 다 이런 것이 사람 사는 모습이고,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도 현직에 있을 때는 그런 걸 모르다가 이렇게 현직을 떠나고 나서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래서 젊은 친구들이 나이 먹은 사람들한테 깍듯이 예의를 갖추고 자리도 양보하고 또 상냥하게 말 한마디를 건네면서 이렇게 잘하는 모습을 볼 때는 유심히 보다가 툭툭 어깨를 두드려 주며 '고맙네. 젊은이'하면 전철이나 버스에서 내릴 때도 잘 가시라고 인사까지 한다. 이런 것들이 얼마나 고맙고 아름다운 일인가.

 

 

전에 나이가 그래도 덜 먹었을 때는 술 먹지 않고도 가끔 글을 썼었는데, 지금은 고희(古稀)를 훨씬 넘다 보니 이제는 술 마시고 와서 오늘처럼 술의 힘을 빌려 글을 쓸 때가 많다. 그래도 이렇게 글을 쓴다는 것은 그나마 건강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소주, 맥주 꽤 여러 병을 마시고 나서 이렇게 PC 앞에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나이 더 먹어서 치매를 걸리지 않으려고 자판을 두드린다고 하면 옛날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을 지금 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의 나이가 4-50대만 해도 기분 좋을 때 자판을 두드리면 한타는 480타를 치고 영타는 2-3백타까지 치기도 했는데 지금은 나이를 먹다 보니 한타는 3-4백타 정도이고 영타는 2백타 초는 치는 것 같다.

 

원래 나이 먹으면 자식 자랑, 그리고 손주 자랑하는 맛으로 산다고 하는데 오늘은 어떡하다 보니 괜한 객기를 부려서 필자 자랑만 하다가 이렇게 지면을 많이 할해하지 않았나 싶다. 

 

오늘 모임에 최근 들어 가장 많은 회원들이 나왔다고 보는데 날씨가 하루 종일 궂은 날씨인데도 대전에 사는 박 사장님도 나오셨고, 평택에 계시는 강 사장님도 올라오셨으니 참, 고맙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오늘 여러 회원들의 얼굴을 보니 다들 건강하시고 나름대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여러 가지 운동 및 취미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어 보인다.

 

 

이제는 시간이 꽤 흘렀으니 자야할 시간이 된 것 같아서 용우회 모든 회원들이 건강하게 잘 계시다가 봄에 남한산성을 가서 한 바퀴 돌던지, 아니면 과천 대공원 둘레길을 돌고 나서 늦은 점심이든 때 이른 저녁이든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건강한 모습으로 내년 봄에 다시 보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