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중학교 동기인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청주에 있는 청주병원으로 내려가 그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고,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했다.
고인은 나와 같이 중학교를 다닐 때 3년간을 같은 반에서 동문수학하던 친구로서 모임에는 자주 나오지 않았었다. 작년 여름에 시골에서 모임을 할 때 그 친구를 보았는데 그 때만해도 건강하게 보였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
지난 1월에 내 작은 아이 결혼식 날, 그 친구 아들도 결혼식이 있어서 그 친구를 생전에 볼 기회를 놓쳤다. ‘人命은 在天’이라고 했듯이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을 어떻게 자기 마음대로 하겠냐마는 교통사고나 붕괴, 벼락 등 미리 예견치 못한 사고를 빼놓고, 질병으로 죽는다는 것은 지금 그 나이에 아깝지 않겠는가. 요즘처럼 의술이 발달한 시대에 살면서 자기가 자기스스로 건강을 챙겼어야 했다. 더 나이 들어 병들어 죽는 것은 자연의 순리에 따른다고 보지만, 이순(耳順)의 나이에 생을 마감한다는 것은 원래 주어진 삶을 반납한 것이라 안타까움이 더 크다.
최근 2-3년 사이에 이렇게 내 곁을 떠난 친구들이 여러 명이 된다. 어제처럼 친구를 먼데로 떠나보낼 때 마다 모르면 몰라도 알면 꼭 참석을 해서 먼저 가는 친구의 넋을 달래주었다. 그런데 재경지역에 친구들이 30여명 되는데 여기저기 연락을 해봐도 간다는 사람이 나를 포함해서 단 세 명뿐이니 너무 계산적인 세태가 야속하다. 옛날 말에 ‘정승집 개가 죽으면 밥을 먹다가도 달려가지만, 실제로 정승이 죽으면 먹던 밥을 다 먹는다.’는 이 말은 본인이 죽으면 급할 것도 없고, 조문도 가지 않는 것을 빗대어 말한 것인데 조금도 틀린 말이 아닌 성싶다. 그나마 청주에 있는 친구들이 여럿이 와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먼 길을 떠나는 친구를 배웅했다.
"잘 가시게. 친구! 우리, 또 만나세."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은 집이 사람 사는 것 같다 (0) | 2011.05.07 |
---|---|
어머니 마음을 헤아리다 (0) | 2011.05.06 |
마누라가 컴퓨터를 배운다 (0) | 2011.05.02 |
조카가 군대를 간다고 한다 (0) | 2011.04.19 |
먼데 간 동료아들 결혼식에 가다 (0) | 2011.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