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조카가 군대를 간다고 한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1. 4. 19. 00:24

 

 

 

 

 

작년 봄에 대학에 들어갔던 조카아이가 군대를 간다고 해서 그 애도 보고, 어머니도 볼 겸해서 애들 엄마하고 같이 다녀왔다.


조카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하고 같이 살다가 대학에 들어가서는 1년 동안 떨어져 있었다. 그러다 군대가기위해 휴학계를 내고 집에서 쉬다가 이번에 입대하게 된 것이다. 이 조카아이는 할머니 밑에서 크느라고 저도 고생했지만 할머니도 그 애 키우느라고 많은 고생을 하셨다. 그러면서도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는지 그 애가 군대를 간다고 하니 걱정이 태산 같다.


얼마 전 그 애 큰고모가 고기를 재워서 같이 먹으라고 갖다 줬는데 그걸 같이 안 먹고 그 애만 조금 씩 주려고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결국 상해서 우리가 지난주에 가서 내버리기도 했다. 이렇게 끔찍이 여기던 손자가 군대를 간다고 하니 할머니 마음이 얼마나 안쓰럽고 애달아하시는지 저러다 혹시 병이라도 나시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이제는 손자 군대 가는 것에 초연할 만도 한데 저렇게 노심초사하시니 큰 아들 군대 갈 때는 어떠하셨는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 우리는 7형제 전부가 병으로 군대를 갔다가 왔다. 그리고 손자 5명이 군대를 갔다가 오고 이번에 6번째로 손자가 또 군대를 가는 것이다. 어머니 직계 자손 13명이 군대를 갔다고 하면 동서고금을 다 찾아봐도 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국가로 볼 때 우리 어머니가 참, 대단한 일을 하신 것이다. 그걸 인정해주든 안 해주든 떠나서 그런 어머니가 아직도 내 옆에 계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오늘,  내일 모레 군대 가는 조카아이를 보러 갔다가 손자가 걱정되어 노심초사하는 어머니를 두고 온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

 

모쪼록 무사히 군대생활 잘 하고 있거라. 내가 할머니 모시고 네 아빠하고 면회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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