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재경 용곡초 14회 모임에 가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23. 11. 25. 01:08

오늘은 충북 청주시 상당구 미원에 있는 용곡초등학교 14회 재경지역 동창생의 송년모임이 송파구 마천동에서 있어 거길 갔다 온 얘기를 하려고 한다. 연말이 가까워 오니 요즘에 송년모임도 당겨서 하는 데가 있다 보니 깜박 잊고 집에서 편안하게 있는데  친구가 전화를 해서 지금 어디냐고 하길래 집이라고 했더니 오늘 모임이 있는 걸 잊었냐고 하기에 다음 주 화요일이 아니냐고 했더니 28일이 아니고 오늘이라고 한다. 그래서 허겁지겁 집을 나서서 약 1 시간 가까이 늦었지만 그래도 송파에 가서 저녁 잘 먹고, 그리고 여러 친구들과 2차까지 가서 즐거운 시간을 같이 보내고 온 얘기를 하고 있다.

 

이 모임은 적게 얘기해도 약 4-50년 된 모임이지 않겠나 싶다. 충북 미원의 고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지금은 70대 중반이 되어서 고향 얘기를 하면은 새삼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지만, 고향 얘기는 아무리 한다고 해도 또 하고 싶은 것이 고향 얘기이다. 그런 고향 친구들과 오늘 저녁시간을 같이 보내고 방금 전 집에 도착하여 이 글을 쓰고 있다. 오늘 우리가 저녁을 먹었던 식당은 송파 마천동 사거리에 있는 '화적고기' 집인데 이 식당 사장이 충북 미원의 용곡초등학교 14회 같은 동기동창이다. 식당을 옮기기 전에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갔었는데 이사를 하고 나서는  가본 기억이 없다. 2년 전에도 그 식당에서 송년회를 했다고 하는데 그때도 어떡하다 보니 참석을 못했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오늘 '화적고기' 집엘 처음 가서 저녁 식사를 맛있게 그리고 풍족하게 먹으면서 반주로 소주, 청하를 꽤 여러 병을 기분 좋게 먹고 마셨다. 거기 나온 친구들 중에는 60년 만에 나온 친구도 있었다. 하도 오랜만에 만났던 친구여서 이름을 한 번 불러 본다. "병철이 친구! 반갑고 고맙다." 더구나 안양에 산다고 해서 '1650'번 광역버스를 같이 타고 오면서 많은 얘기를 했으니 생각지도 못한 행운이 아니었나 싶다.

 

 

참, 기분 좋게 먹고 마시다 보니 괜히 내 손주들이 생각나서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아들 둘과 손주들을 데리고 이 식당에 꼭 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물론 연말이라 아들들이 바쁘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나이 든 아버지가 그렇게 하자고 하면 절대로 거절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은 있다. 다 이런 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고, 둥글둥글 사는 모습이 손자들한테도 보기가 얼마나 좋은가. 나이 먹은 사람들이 어린아이들한테 어렸을 때부터 더불어 사는 학습을 시켜야 하는데 그 학습 효과는 오랜 세월이 지나서 아이들이 성장하게 되면 언제부턴가 자신도 모르게 자연적으로 행동하게 되고 또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른들한테 터득한 지식을 대대손손 물려주게 된다고 본다.

 

화적고기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는 길을 건너 2차로 노래방으로 이동했다. 열 명이 넘는 꽤 많은 사람이 노래방으로 갔다. 다들 나이가 많다 보니 올드팝송도 부르고  철 지난 가요도 불렀다. 그러면서 오랜 친구들과 우정을 쌓고 건강을 과시했다. 우리가 오늘처럼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를 수 있다는 것은 아직도 건강하다는 증거로 본다. 몸 아프고 병들면 세상만사가 다 싫게 된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이가 나이인 만큼 건강은 잘 챙기고 항상 조심해야 한다. 돌이켜보건대 지금 우리 친구들 중에서 유명을 달리한 친구들이 하나 둘이 아니고 손을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친구들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났다. 언젠가 우리도 그 길을 따라가야 하지만, 사는 날까지는 건강하게 살면서 자주는 아니더라도 오늘처럼 가끔은 만나서 좋은 시간을 같이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 모임을 주선하고, 우리 친구들을 위해서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재경지역뿐만 아니라 청주지역 초등 모임까지 많은 고생을 하면서도 조금도 싫다는 내색 없이 앞장서서 우리를 이끌어 주시는 배 회장께 정말로 수고가 많으시고 고맙다는 인사말을 이 자리를 빌려 남긴다. "배 회장, 오늘 모임을 깜박했는데 조금 늦었지만 덕분에 잘 참석하여 친구들 얼굴도 보고 고향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 것이 모두 배 회장 덕분이오. 감사하오."

 

"내 친구들, 다들 건강하게 잘 있다가 또 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