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풀 이야기

각종 종기(악창)에 잘 낫는 쇠비름

강일형(본명:신성호) 2023. 7. 11. 17:32

우리가 클 때만 해도 밭이나 들에 가면 흔해빠진 것이 쇠비름이었다. 이 쇠비름은 농작물 밑에서 잘 자라는 잡초이기 때문에 농사꾼들의 골칫거리였다. 뽑아서 길에다 내버려도 땅에 뿌리만 조금이라도 붙어 있으면 살아나서 금방 퍼지게 되어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농촌 사람들을 괴롭혔다.

 

이런 잡초가 요즘에는 도회지에서나 시골에서나 보기가 힘들다. 도회지 밭이나 들에서는 자취를 감춘 지가 오래되었고, 농촌에서도 사람의 발길이 뜸한 산골에 가야 가끔 눈에 띄어 귀한 손님처럼 어렵게 볼 수가 있다. 쇠비름은 5가지 색깔을 갖고 있다고 해서 오행초(五行草)라고 하는데, 즉 잎은 푸르고, 줄기는 붉은색이며 꽃은 노랗고, 뿌리는 희고, 씨앗은 까만색이어서 음양오행설에서 말하는 다섯 가지 기운을 다 갖추었기 때문에 오행초라고 한다.

 

그러면 이런 잡초가 사람의 어디에 좋길래 그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이 자취를 감추었다는 말인가. 쇠비름의 가장 큰 약효는 각종 악창, 종기에 놀라운 효과가 있다는 것이고, 옴이나 습진을 잘 낫게 하며 오래된 흉터에도 점진적으로 좋아질 뿐만 아니라 피부도 깨끗해진다는 것이 각종 실험을 통해서 입증되었다. 그 외에 각기, 구충(촌충), 냉병, 다뇨증, 방광염, 사마귀, 소변불통, 소화불량, 수족궐랭, 식도염, 요도염, 요혈, 월경불순(과다), 위염, 음창, 이뇨, 이질, 임파선염, 치질, 편도선염, 폐열, 피부미용, 소아경풍 등 여러 질병에 다양하게 처방한다.

 

쇠비름을 나물로 먹거나 생것을 약용으로 쓰기 위한 방법으로는 봄부터 늦가을까지 연한 순이 계속하여 나오므로 아무 때나 뜯어서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소금을 조금 뿌리거나 생것을 끓는 물에 4-5분 살짝 데쳐 찬물로 우려내어 양념을 하여 나물로 먹으면 맛도 괜찮고, 건강에도 유익하며 몸속의 독소를 빼내어 대·소변이 원활해 진다. 게다가 피부에 생긴 염증이나 종기는 쇠비름을 날로 짓찧어서 붙이면 잘 낫고, 설사와 만성 대장염에도 쇠비름 죽을 끓여 먹으면 효과가 있다. 또한 쇠비름을 생즙 내어 먹으면 저혈압, 대장염, 관절염, 변비, 여성의 적·백대하증, 임질, 설사 등에 좋으며 소주잔으로 한 잔씩 조석으로 마신다. 

 

약효부위로는 온포기이고 채취는 대체로 5-8월에 채취하여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4-5분 데치거나 증기에 살짝 쪄서 햇볕에 건조한다. 특징은 차고 시며 독성은 없다. 1회 사용량은 건조 온포기 8-10g을 물 0.7ℓ에 넣고 달여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