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대둔산을 가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9. 11. 8. 23:47



대둔산은 전북 완주군 운주면과 충남 논산시 벌곡면 및 금산군 진산면에 걸쳐있는 산으로서 여러 봉우리 중에서 높이가 878m의 마천대가 가장 높다.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불릴 만큼 천여 개의 암봉(岩峰)이 6km까지 길게 뻗어 있어 여느 산에서 볼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을 대둔산에 와서 느낄 수 있다.


대둔산의 대둔(大芚)이라는 말은 ‘인적이 드문 두메산골의 큰 산봉우리’를 의미한다. 이런 두메산골의 바위산인 대둔산이 1977년 3월에는 전라북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1980년 5월에는 충청남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대둔산은 아주 오래 전에 직장 동료들과 같이 와서 하룻밤을 자고 간 적이 있는데 그 때하고 비교하면 정상에 바위들만 그대로 있고, 주변의 세상은 상당히 많이 변해서 많이 낯설기만 하다. 갑자기 마누라하고 여행사의 관광버스를 타고 온 대둔산 단풍구경이어서 우리만의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점심 식사하는 식당으로 13시 반까지 내려와야 하니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2시간 남짓이다. 전북 완주군 운주면에서 올라가는 코스여서 버스주차장에서 내려 식당들이 있고, 특산물을 파는 곳을 따라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 케이블카 타는 데가 나온다. 케이블카를 타기위해서는 10,500원을 주고 왕복표(단체:9,500원)를 끊고 줄을 길게 서서 기다려야 했다. 평일인데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50명씩 끊어서 케이블카를 탔는데 거리가 1km(927m)가 채 안 되는 거리여서 시간은 6-7분 정도 걸려 대둔산 중턱에 내려줬다. 건물에서 나와 구름다리 쪽으로 올라가려면 가파른 철계단을 15분 넘게 걸어 올라가야 한다. 거기서 우리는 놀라운 일을 목격하게 되는데 우리보다 나이가 약간 더 많던지 아니면 같던지 그쯤 되는 여자 두 분이 손으로 철계단을 잡고 기어서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적잖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보니 근력 있을 때 부지런히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근력 떨어지면 저렇게라도 하지 못할 것이 아닌가.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연결해주는 구름다리는 높이가 70m이고, 길이가 50m이다. 많은 등산객들이 몰려서 사진 찍느라고 난리다.

 

81m의 삼선계단은 구름다리에서 채 200m가 안 되는 거리지만 오르막이 세어서 가쁜 숨을 쉬어야 올라간다. 경사가 51도라고 하는데 올라가는 등산객 중에 한명이라도 실수로 떨어진다면 뒤에 올라가는 사람 여러 명이 대형사고를 면할 수 없다. 그래서 몸이 안 좋거나 컨디션이 나쁜 사람들은 우회로를 택해서 가는 편이 여러 사람을 위해서 좋다.


케이블카가 있어서 쉽게 오를 수 있는 대둔산 정상은 마천대(摩天臺)로 원효대사가 하늘과 맞닿았다는 의미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며 맑은 날에는 가깝게는 진안의 마이산이 보이고, 멀게는 지리산 천황봉이, 서쪽으로는 변산반도의 서해바다가 지척에 있는 것처럼 볼 수 있다고 한다. 여행사에서 대둔산의 단풍구경을 강력히 추천한 것에 비하면 단풍은 그다지 볼 것이 없었지만, 산 능선을 둘러싸고 있는 바위로 된 봉우리들은 장관이어서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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