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만 65세가 되어 전철 무임승차권이 나오면 전철을 타고 어디를 가볼까. 보통 어르신네들이 흔히 가신다는 온양에 가서 온천하고, 점심 한 그릇 사먹고 저녁나절이 다 되어 공짜 전철을 타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새 세월이 가서 전철을 무료로 탈 수 있는 무임승차권이 나온 지 한참이 되었지만, 어르신들이 많이 간다는 온양도, 춘천도 가지 못했다. 오래 전에 안국역 가까이 있는 ‘향가’한정식 집에 모임이 있어서 갔다가 오는 길에 전철을 탈 때 한 번 사용했다가 안양역에서 내릴 때 까먹고 일반 교통카드를 대니 체크인이 안 된 카드라고 하여 많이 당황했던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날 전철 무임승차에 대한 고마움은 다시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 내내 오래갔다. 사실 집에서 전철역이 가까우면 공짜 전철을 자주 탔을지 모르나 버스를 타고 전철로 환승하다보니 무임승차에 대한 금액효과가 별로 크지 않아서 외출을 할 때 일반교통카드를 주로 쓰다 보니 전철 무임승차카드를 쓸 일이 별로 없다.
오늘 서울시 발표에 의하면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전철 무임승차를 이용하여 할아버지들은 탑골공원이 있는 종로3가역을 많이 가시고, 할머니들은 경동시장이 있는 제기역 또는 청량리역을 가장 많이 찾으신다고 하신다. 나도 경동시장에 호박씨와 아몬드를 사러 몇 번 갔다 온 적이 있지만 전철 무임승차카드를 이용하지는 않았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4일부터 10일까지 1주일 동안 서울전철 무임승차건수는 약 570여 만 건이고, 하루 평균 이용건수가 83만 건이라고 하니 우리나라 65세 이상 어르신 전체가 약 726만 명이라고 하는데 무려 11.4%가 서울 전철을 매일 무료로 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또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은 65세 이상 어르신이 서울시내 버스를 타면 버스요금이 20% 할인되어 1200원이 아니고 960원이 된다는 사실도 오늘 알게 되었다.
이러고 보면 나도 나이들은 한 사람으로서 한편으로 분에 넘치는 대접을 받는 것 같아서 송구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나라와 서울시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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