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冬柏)꽃은 겨울에 꽃이 핀다고 하여 한자로 겨울 동(冬)자를 쓴다. 이처럼 겨울 꽃의 대명사로 불리어지는 동백꽃이 지난 달 20일부터 한두 송이가 피더니 이제는 제법 여러 송이가 피어서 겨울의 문턱에 걸쳐있는 계절의 삭막함을 덜어주었다.
우리 집에는 두 종류의 동백꽃이 있는데 지난달부터 피기 시작한 애기동백은 4년 전에 충남 원산도를 갔다가 콩나물만한 것을 한 뿌리 캐다가 심었더니 올해부터 처음 꽃이 피기 시작한 것이고, 또 하나는 아주 오래전에 광주로 출장을 갔다가 그곳의 직원이 동백꽃 분재를 줘서 2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년 12월 초·중순부터 피기 시작하면 3월까지 피고지고가 계속된다. 그 동백분재를 준 친구는 세상을 떠난 지가 십수 년이 되었는데도 매년 이렇게 동백꽃이 필 때에는 그 친구를 생각하게 하고 그리워하게 된다.
동백꽃에는 꿀이 많다. 꿀이 철철 땅바닥에 흘러내려 소복이 쌓이는데도 꽃이 겨울에 피다보니 벌이 없어서 향기도 없다. 동백꽃은 향기는 없어도 그 어느 꽃보다 예쁘게 개화해서 오래간다. 생을 다하고 땅으로 떨어지는 낙화도 꽃잎이 흐트러지지 않고 그대로 있어 한동안 볼 수 있다. 이래서 동백꽃을 나무에서 한 번 피고, 땅에 떨어져서 두 번째로 피고, 마지막으로 사람의 마음속에서 다시 핀다고 하여 세 번 핀다고 하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동백꽃은 우리나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흔하게 볼 수 있다. 목포에 유달산 올라가는 공원길을 걷다보면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많고, 거제도의 외도에 가도 산 전체가 동백나무 숲으로 뒤덮여 있다. 그리고 제주도에 가도 겨울철에는 어디서나 쉽게 동백꽃을 접할 수가 있다. 올해는 한동안 잊고 살았던 동백꽃을 보러 겨울이 다 가기 전에 꼭 겨울여행을 떠나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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