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롯데백화점에서 이렇게 불량상품을 판매할 수 있을까

강일형(본명:신성호) 2018. 4. 24. 21:31




우산은 평소에는 갖고 다니기에 귀찮아지기도 하는 존재이지만, 비가 올 때에는 더 없이 필요하고 귀하다는 것을 느낀다. 오래 전이기는 해도 분당 살 때인데 안양 평촌에 있는 학원가 앞에서 직장동료들과 회식을 하고 나오니 비가 내렸다. 택시를 타려고 기다려도 택시는 안 오고 내리는 비를 그냥 맞고 있는데 옆에서 신문지 몇 장으로 머리를 가리고 있던 사람이 두어 장을 내게 나누어 주었다. 그 모습을 언제 보았는지 학원에서 끝나는 학생들을 태워가려고 기다리던 학원버스 기사님이 우산을 선뜻 내주면서 쓰고 가란다. 그래서 안양에 살지 않기 때문에 언제 갖다 드릴지 모른다고 하자 안 가져다 줘도 좋으니 쓰고 가란다. 그래서 고맙다는 인사말을 하고서 우산을 쓰고 집에 왔다가 그 이튿날 박카스 10병 들이를 사서 우산과 같이 가져다 준 적이 있었다.


왜 이 얘기를 하냐면 우산을 보면 한동안 잊고 살다가도 안양 평촌에서 있었던 그 학원버스 기사님의 고마움이 떠올라서 하게 되었다. 그만큼 우산과 관련하여 고마움이 마음속 깊이 간직되어 있어서 세월이 많이 가도 두고두고 생각이 나지 않겠는가 싶다.


얼마 전에 십사오년을 갖고 다니던 삼단 접이식 우산을 안양 비산 이마트 앞 정거장에서 시내버스 ‘5713’에다가 두고 내려 비산동 종점 행의 뒤따라오는 버스를 금방 타고 갔어도 찾지 못하고 씁쓸하게 되돌아온 적이 있다. 사실 우산 해봐야 얼마 가겠느냐마는 오래도록 고장도 없이 잘 쓰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정이 들었던지 서운한 마음이 오래 갔다. 그래서 마누라한테 삼단 접이식 우산을 하나 사오라고 했더니 롯데백화점에 가서 A/S도 된다면서 사들고 왔다. 크게 마음에는 들지 않았지만, 며칠 후 비가 오길래 쓰고 나갔다가 버스를 타려고 우산을 접으려고 하니 잘 접히지를 않았다. 그래서 백화점에 가서 A/S를 받으려고 하니 약 열흘 정도 걸린다고 해도 새우산이니 그렇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열흘 가까이 되어서 온 우산을 찾으려고 하니 A/S비용을 5천원 달라고 했다. 사용자가 쓰다가 잘못돼서 그런 것도 아니고 정상적으로 사용했는데도 우산 살 접는 보조대가 엉겨서 제대로 작동이 안 되고 휘어지는 것을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이 맞는지 의심이 갔어도 백화점 측에서 해달라는 대로 다했다. 고쳐온 우산을 여태까지 쓰지 않았다가 지난 4월 23일 갖고 나가 비가 와서 쓰려고 우산을 펼칠 때 뚝 소리가 나더니 먼저 번과 똑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차를 탈 때 접어야 하는데 제대로 접히지를 않아 약간의 힘을 가했더니 접이식 보조대가 떨어져 매달려 있다. 이걸 또 A/S를 맡겨야 하는가. 또 고장 나면 또 그렇게 하고.... 우산 하나 가지고 그렇게 한다는 것이 참으로 서글프다.


백화점에 가서 상품을 산다는 것은 가격이 다소 비싸도 일반 시장에서나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상품의 품질에 대한 믿음이 있고, A/S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인데 그렇다고 해도 이번처럼 소비자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을 비용뿐만 아니라 번잡함까지 소비자에게 부담 시키는 것은 고객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속에 있는 얘기를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가서 쇼핑을 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하찮은 우산이라고 소홀히 넘길 것이 아니라 이러한 불량상품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하고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하여 양질의 상품으로 구매하는 고객이 만족하고 즐겁게 쇼핑할 수 있는 백화점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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