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늘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8. 3. 21. 20:28



며칠 전 기온이 20도 가까이 올라가는가 싶더니 이틀 전에는 비가 내리면서 날씨가 추위를 느낄 정도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오늘은 아침부터 쌀쌀한 날씨에 잔뜩 찌푸린 날씨가 오전 내내 마음을 무겁게 하더니 오전이 다갈 무렵부터 눈발이 내리기 시작했다. 내리는 눈은 오후가 들어서도 계속 더 오다 덜 오다를 반복하더니 저녁 늦게서야 눈이 그쳤다.


가까이 보이는 데는 내린 눈이 거의 다 녹았지만, 멀리 보이는 높은 산 쪽으로는 하얗게 쌓인 눈이 마치 겨울풍경을 보는 듯 했다.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오늘 같은 날씨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즉 봄이 왔는데도 봄 같지 않다는 이 말은 우리나라 남쪽에는 개나리도 피고, 산수유와 매화도 펴서 봄이 한창인데 저렇게 하얗게 흰 눈을 뒤집어쓰고 있으니 계절이 거꾸로 간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기온이 떨어져 날씨가 추워지고 흰 눈이 내려 봄꽃의 개화를 막는다고 해도 오던 봄이 되돌아갈리는 만무다. 대자연의 법칙과 순리에 따라 그 길고 춥던 겨울은 이미 우리들 뒤편으로 숨어버린 지 한참이 되었다. 머지않아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도 여기저기 봄꽃들이 많이 피어서 꽃구경하라고 오가는 사람들을 불러대고 손짓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 날씨가 춘래불사춘이라고 하지만 조만간에 봄이 오는 소리도 귀로 듣고, 눈으로 보면서 봄이 어디까지 왔는지 봄 마중 나들이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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