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3월 19일 마니산 정상
참성대찍을 때 관호친구가
용곡초등 14회 졸업사진
지난 6년전 겨울 설악산에서 친구들과 같이
작년(2010년 11월) 서울지역 남한산성 산행시
지난 토요일 초등학교 동창생들과 같이 강화도 마니산을 다녀왔다. 원래 1년에 한번씩 나들이를 하는데 서울 쪽으로는 이번이 두 번째이다. 행사에는 청주에서 25명이 참석했고, 서울에서는 9명이 참석하여 총 34명이 참석했는데 공지가 잘못되어서 어느 친구는 구두를 신고 오고, 어떤 친구는 제대로 등산화에 스틱까지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왔다. 나는 편하게 입고 편한 걸로 신다보니 트럭킹화를 신고 갔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생겼다. 마니산이 마치 고향에 뒷동산인 거 마냥 생각하고, 친구 전원이 다 따라 나섰다. 그것도 운동화도 아닌 구두를 신은 채 말이다. 걱정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도저히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잠깐 마니산에 대해서 알 것은 알고 산엘 더 올라가 보자. 마니산은 인천시 강화군 화도면에 있는 해발 469.4m 되는 강화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백두산과 한라산의 중간 지점에 있어 백두산, 묘향산에 이어 단군왕검이 강림한 장소로 높이 6m의 참성단이 정상 서쪽 봉우리에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은 참성단을 못 들어가게 막아 놓았는데 10월 제천제와 전국체전 성화채화할 때, 12월 31일과 1월 1일은 개방한다. 마니산은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자리매김 되었고, 앞으로도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다시 등산 얘기를 해보자. 우리는 정수사 올라가는 곳에서 등산을 시작했다. 그쪽은 별도로 만들어 놓은 계단도 없고, 흙길이나 산길이 아닌 주로 바위가 많은 험한 등산길이다. 숨을 헐떡이며 3-4백m 가파른 길을 올라왔다 싶더니 되돌아 내려가는 친구들이 몇 명 생기고, 2백m 더 올라가니 절반 이상이 다 되돌아갔다. 내가 올라가면서 봐도 일반적인 등산로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어느 때는 바위와 바위 사이에 공간이 있어 건너뛰기도 하고, 경사진 바위를 조마조마하게 걸어가기도 해야 했다. 더구나 조금 나은 길로 돌아가는 길이 있어 보이는 곳은 자연훼손 때문인지 다 막아 놓았다.
가픈 숨을 몰아쉬며 부지런히 올라가니 합허동천에서 올라가는 길과 만났다. 그 길이 워낙 경사가 있어서인지 거기는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힘겹게 계단을 올라서자 평평한 바위들이 있다. 우리 일행은 그곳에서 한숨 돌리고 음료수와 김밥 몇 개로 요기를 했다. 산에 오르기 전에 버스를 타고 오면서 다들 소주를 각 1병씩은 했기 때문에 올라오는데 더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된다. 내려간 친구들과 여기 올라온 친구들과 소통을 해보니 올라온 친구가 15명이고, 거기 남아있는 친구들이 19명이었다.
다시 우리는 일어나 걷다보니 바위를 넘기도 하고 깎아지른 바위는 돌아가기도 하면서 한참을 바위능선을 걸었다. 우리일행 중에 구두신고 걷는 친구가 네 명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쉬는 곳을 지날 때 구두신고 산엘 왔다고 사진도 찍으면서 신기해했다. 나는 내 친구들이 대단하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올라오는 내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구두신고 올라오는 친구 마음은 어떠했는지 헤아려본다.
땀도 많이 흘렸다. 땀을 닦으며 바다 저 멀리를 바라보니 영종도가 한 눈에 들어왔다. 황사가 끼어 있었지만 구분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시원한 바다를 뒤로 하고 10여분 바위를 타니 정상이 나왔다. 정상에는 나무기둥에 472.1m라는 숫자가 뚜렷하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보다 다소 차이가 났다. 앞 봉우리에는 참성단 구축물이 보였다.
우리는 참성단 옆으로 내려가는 길이 서너 곳이 있는데 일부는 나무계단 쪽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우리는 돌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돌계단은 계단과 계단 사이가 어느 것은 너무 높아서 발작 떼기가 겁이 날 정도다. 또 계단은 얼마나 경사가 심한지 벽을 타고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다 내려와서 보니 그 계단의 개수가 무려 1004개나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한 시간 가까이 걸어 내려와 옆길로 간 친구들과 밑에서 만나 막걸리 한잔씩을 나눠 마시니 막걸리 맛도 기가 막혔다. 그런데 다 내려와서 신발을 보니 구두신고 등산을 한 친구들이 4명이 아니고 모두 6명이었다. 대단한 친구들이 있어서 이번 동창회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초등학교 동창생 만남이었다.
수고했다! 내 친구들, 오늘처럼 늘 건강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