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기흥CC를 또 가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7. 6. 25. 20:21




재작년 기흥CC를 갔다 와서 꼭 2년 만에 오늘 또 갔다. 젊었을 때는 자주 갔었는데 나이가 70가까이 되다 보니 이제는 자주 가지 못한다. 그것도 현직을 떠나서 누가 불러주면 그래도 고마워서 나가곤 했는데 작년 이후로는 불러주는 사람이 뜸했다.


그래도 전반 나인홀 돌 때는 필자가 1등을 하고 후반전 나인홀 돌 때는 꼴찌를 했다. 그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전반전에는 힘이 있고 집중력도 떨어지지 않는데 반해 후반전엔 날씨도 더워지고 힘이 부치니까 괜한 욕심을 내다보니 뒷땅도 치고, 또 힘이 많이 들어가니까 드라이버를 칠 때 쪼르내기도 서너 번 내기도 하여 꼴찌를 했다.


남자들이 공을 칠 때, 마누라와 공은 어디로 튈지 모르니 살살 달래서 쳐야 한다고 한다. 그 말은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본다. 마누라나 공이나 마음 먹은대로 되는 것이 아니어서 괜한 욕심을 부리면 마누라는 더 어깃장을 부리고, 공은 골퍼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좌우측을 가리지 않고 날라 다닌다. 이럴 때는 속은 상해도 참아야지 어떡하겠는가. 그렇다고 시간이 기다려주는 것도 아니고, 마음만 바빠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더라도 여기 골프장에 와서 오랜 직장 친구들과 파란 잔디를 밟고 같이 공을 치고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공이 맞고 안 맞고는 조금도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공을 칠 때는 마음을 비우고 주변 경관도 구경하면서 여유를 가져야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나이 들은 사람들이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때로는 그걸 잊고 싶어하거나 잊고서 괜한 객기를 부릴 때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런 것들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나쁘다고만 볼 수가 없다. 나이 들어 맥 없이 있는 것보다 이런 강한 승부욕을 통하여 삶의 의지를 북돋아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안정된 삶을 유지하는데 순기능적인 측면도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나이 먹어 자기 주장을 너무 강하게 내세우면 고집이 세다거나 젊은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당할 수도 있지만, 할 얘기를 속에 두고 우물쭈물하지 않고 적당히 가려서 자기 주장을 표현한다면 그거야 말로 누구도 비난하거나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늘은 현직을 떠난 OB 친구가 셋이고, 현직 사장이 나와서 공을 치고서 기흥IC 조금 지나면 ‘한국관’이라는 식당에 와서 늦은 점심식사와 반주를 마시며 사업 및 직원동정에 관한 얘기부터 시작하여 세상 돌아가는 얘기까지 여러 분야의 대화소재를 갖고 많은 얘기를 나눴다.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점심시간이 길어지고 마신 주량도 꽤 많았다. 근래 일요일치고는 아주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G사장, 많이 바쁠텐데 이렇게 어려운 시간 내줘서 정말 고맙소.모처럼 즐거운 시간 보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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