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은 청주에서 초등친구들과 신년모임이 있어 서둘러 청주로 내려갔다. 늘 새해 이맘때면 하는 행사여서 잊지는 않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서울에서 저녁에 잔치가 있어서 점심을 먹고 자리를 옮겨 친구들과 차 한 잔 마시고 있는 것조차 시간에 대한 부담이 되어서 마음이 여유롭지는 않았다.
1년에 잘해야 몇 번밖에 볼 수 없는 친구들인데 언제 봐도 반갑고 정겹다. 무슨 말을 해도 다 들어줄 것 같은 생각이 드는가 하면 술 한 잔 마시고 욕을 해도 흉허물이 없을 정도로 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초등친구들이 아닌가 싶다. 이제는 다들 나이가 들은 테가 난다. 언제 그렇게 나이가 들었는지 얼굴에는 깊은 주름이 살아온 세월을 말해주고 있고, 흰머리에 없어진 머리카락은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는데 벅차보였다. 왜 우리만 자꾸 나이를 먹는가 해서 가는 세월이 야속하게 생각했는데 벌써 우리 초등친구들이 5-60년대에 동문수학하고 세월이 가서 60년 지기가 되었는 데다가 우리 주위에서 아이들이 커가고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도 나이가 들은 것을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해 가면서 사는 것이 순리이고 지혜가 아닐까 한다. 그러고 보면 세월이 참, 많이 갔다. 젊었을 때는 그토록 세월이 가지 않는 것 같더니 언제 이처럼 빨리 가서 내일 모레면 7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단 말인가. 그래도 내 주위에 초등친구들이 수십 명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이번 모임에도 27명의 친구가 나와서 건강을 과시했다. 얼마 전에 건강이 안 좋았던 친구 두세 명이 있었는데 다시 건강이 좋아져 이번에 볼 수 있어서 여간 다행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2017년 정유년 새해부터 청주에 가서 나의 오랜 초등친구들을 만나 즐겁고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저녁에 있은 결혼식은 다소 늦었어도 친구들을 만나지 않았던 것보다 만났던 일의 즐거움이 컸던지 그 때 잠깐에 그치지 않고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좋은 기분이 이어졌다.
나에겐 아주 소중한 친구들이다. 오래도록 건강하게 나의 친구로 내 곁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 “나의 초등친구들, 건강하게 잘 있다가 봄 야유회 때 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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