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의 손자 때문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한 달여 전에 작은 손자를 보게 되어 막 두 돌이 지난 큰 손자가 나의 집에 와서 근 한 달 가까이 우리 내외와 같이 지냈는데 비록 몸은 고단했어도 손자와 같이 여기저기를 다니다 보니 손자뿐만 아니라 나도 덩달아 즐거웠다. 그뿐이겠는가. 손자 아니면 평생 가볼 수 없는 일산에 아쿠아플라넷까지 가보는 호강을 누렸다.
그래서 오늘은 나의 손자와 같이 일산에 있는 아쿠아플라넷을 갔다온 얘기를 해볼까 한다.
얼마 전 평일에 손자를 태우고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일산을 가는데 시원스레 잘 달리던 고속도로가 꼭 장수 나들목부터 부천 송내 나들목을 거쳐 계양 나들목까지는 평소에도 밀리기 일쑤였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밀렸다. 차가 달릴 때는 가만히 있던 손자가 차가 밀려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니 짜증이 났는지 칭얼대고 보채기 시작했다. 그 애 옆에 할머니가 앉아 있는데도 대책이 없었다. 그렇다고 애를 데리고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차안에서 진땀을 뺐는데 다행히 차가 움직이고 달리기 시작하니 아이가 조용해졌다. 그런 손자를 데리고 일산의 아쿠아플라넷까지는 안양을 출발하여 한 시간 남짓 걸렸다.
아쿠아플라넷 건물은 크지 않았으나 널찍한 주차장이 펼쳐져 있었고, 평일이라서 그런지 주차장은 많이 비어 있었는데도 관광버스는 여러 대가 질서정연하게 주차하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꼬마들이 무리를 지어 여기저기서 떠들어대고 모두들 신이 났다. 그런 아이들과 같이 물고기 구경을 하는데 거북이가 있는데 가더니 물속에 있는 거북이를 보자마자 토끼얘기를 한다. 막 두 돌을 넘긴 손자아이가 처음 보는 거북이를 보고 토끼를 생각하니 놀라운 사실 아닌가. 아마도 그림책의 학습효과가 아닌가 싶다. 2층과 3층을 다녀보면 물고기가 대부분이지만, 새들이 있는 조류공원도 있고 원숭이도 있어서 쉬엄쉬엄 아이들과 같이 한나절을 보내도 좋을 만큼 볼거리가 있다. 다만 내 손자는 너무 어려서 각종 물고기를 보고 관심과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적어도 네댓 살은 되어야 재미있게 관람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을 먹으려고 그 안에 있는 식당을 몇 군데를 둘러보았지만, 두 돌 된 손자가 먹을 것이 마땅치 않았다. 이 보다 더 큰아이들은 먹을 메뉴가 있어서 쉽게 시켜 먹을 수도 있지만 내 손자는 식당에서 억지로 음식을 만들어 먹어야 했다. 그런 것을 조금 보완한다면 아이들과 같이 보는 즐거움과 먹는 즐거움으로 좀 더 행복한 시간을 가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손자 때문에 호강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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