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지난 한 주는 여기저기 많은 데를 다녔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6. 10. 19. 00:28

 

저 지난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하루돌이로 어디가 되었든 불러주는 사람들이 있어 다니다보니 이제야 한숨 돌리고 이렇게 수일 동안 있었던 일을 한꺼번에 얘기해볼까 한다.

 

우선 간단하게 한 주 동안 있었던 일과 행사에 대해서 개요를 설명하고 나머지는 사진으로 설명을 대체하려고 한다.

 

저 지난 금요일인 2016107일에는 나의 둘째 손자가 탄생하였다. 나의 큰 손자가 태어난 후 꼭 2년이 지나서 둘째 손자를 보게 되었다. 새벽에 순산했다는 소식을 듣고 저녁나절쯤 병원을 찾아갔는데 손자녀석이 아주 잘 생겼고, 울지도 않고 점잖게 할아버지를 맞이했다. 산모도 큰손자 낳을 때는 얼굴이 부석부석했는데 이번 둘째 손자 날 때는 덜 고생을 했는지 아이 난 엄마 같지 않았다. “큰며늘아, 고생했다.” 그리고 큰아들, 축하한다. 고맙다.” 이렇게 나의 식솔들이 7명에서 8명으로 늘어난 것이 커다란 축복이지 않겠는가.

  

 

 

저 지난 토요일은 오래도록 직장생활을 같이 했던 OB들과 과천에 가서 서울 대공원 둘레길인 산림욕장길을 오전에 걷고 나서 내려오는 길에 사자, 호랑이 기린 등 동물원 구경도 했다. 다행이 비가 그친 뒤라서 걷는 내내 흙먼지도 나지 않고, 크게 땀을 흘리지도 않았으며 둘레길을 천천히 산보하는 것처럼 자기 분수에 맞게 걸으니 힘도 들지 않았다. 이 길은 봄에도 걸어보고, 한여름에도 걸어봤는가 하면 곱게 단풍이 든 가을과 눈이 많이 쌓였던 겨울에도 걸어봤다. 사시사철 이 길을 걸을 때마다 늘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동물원 입장료가 지난 4월부터 3천원에서 5천원으로 인상되어서 나이가 65세 미만 되는 사람들은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지난 화요일에는 우성회 회원들과 같이 관광버스를 타고 경북 안동에 가서 봉화에 있는 목조건물 중에 최고라는 무량수전보다 조금 앞선 봉정사 극락전을 탐방하고, 내려오는 길에 학봉선생종택을 둘러보고는 안동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찜닭을 점심으로 먹었다. 점심식사를 한 후에는 영국의 엘레자베스 여왕이 다녀왔던 하회마을을 가다보면 부용대라는 전망대가 나온다. 부용대를 올라가서 하회마을을 내려다보는 것이 빼놓아서는 안 되는 코스 중의 하나라고 한다. 우리도 부용대를 올라가서 강 너머에 있는 하회마을을 내려다보았다. 기와집과 초가집이 잘 어우러져서 아늑하고 편안해 보였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하회마을의 경치를 보면서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예천에 있는 회룡포하고 강물이 돌아나가는 것이나 주변의 경치가 흡사하다는 그 기억이 먼저 떠올랐다. 다시 부용대에서 내려와 하회마을로 이동하여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 마을 구석구석 여기저기를 둘러보고는 바로 버스를 타고서 비포장 도로를 한참을 달려서 병산서원을 갔다. 병산서원은 앞산에 있는 바위가 마치 병풍처럼 병산서원을 내려다보고 있고, 산 아래에는 하얀 백사장이 눈이 부실정도로 빛이 나는데 백사장 앞으로 큰 강물이 돌아나가는 모습이 병산서원에서 보면 한 폭의 그림과 같다. 경북의 안동에 있는 도산서원, 봉정사 그리고 봉화에 있는 청량사를 비롯하여 청량산의 장인봉까지도 여러 번 갔다 왔는데도 이렇게 한참 만에 가면 낯이 설다가도 조금 다니다 보면 금방 갔다 온 기억이 돌아온다.

  

 

 

 

 

 

 

 

 

 

 

 

 

 

 

 

 

  

지난 13일 목요일에는 마누라와 같이 손자를 데리고 제부도를 갔었다. 제부도도 다녀온 지가 몇 년이 흘러서 갔더니 등대도 생기고 갈매기들이 몰려 있는 곳에 두 돌 된 손자가 새우깡을 주니 비둘기가 손자와 같이 재미나게 놀아주었다. 이보다 조금 더 젊었을 때만해도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들렀던 제부도인데 이번처럼 손자와 같이 와 보니 더 아름다워 보였다. 늦은 점심으로는 제부도에서 가장 맛있다는 식당에 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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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요일에는 재경 미원중학교 15회 동기생들과 광나루역 1번 출구에서 만나 생태공원을 거쳐 아차산 정상을 올라갔다가 영화사 쪽으로 내려온다는 것이 방향을 잘못 잡아 기원정사 쪽으로 내려와 아차산역 1번 출구에 있는 집뜰이라는 식당에 가서 중학교 친구들과 같이 저녁식사를 맛있게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일요일인 16일에는 청주에 있는 더빈컨벤션웨딩이라는 예식장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같이 다녔던 고향친구의 아들이 결혼식이 있어 거길 갔었다. 예식장에서 점심을 얻어먹고는 청주까지 왔다가 몸이 편찮으신 큰형수를 들여다보지 않고 그냥 집으로 올라올 수가 없어서 주중에는 청주에 계시다가 주말에는 고향인 충북 미원으로 가셔서 요양을 하시는 큰형수님을 문병하고, 마침 장조카가 내려와 있어서 같이 올라왔다.

 

오늘 월요일에는 98년도부터 시작한 모임을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는 KLC 모임이 강남의 교대역 6번 출구에 있는 기와집순두부에서 있었다. 거기 가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반주로 막걸리를 꽤 여러 잔을 마시고 집에 와서 이렇게 지난 한 주에 일어났던 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생은 길지 않은데도 살아보면 어느 때는 길게 느껴질 때가 있기도 하고, 또 때로는 짧게도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이만큼 살아보니 한평생동안 좋은 일보다는 안 좋은 일이 더 많이 있었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도 지난 한 주에는 좋지 않은 일보다 좋은 일이 더 많았던 한 주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래서 살면서 이런 좋은 일이 있다 보니 살만한 세상이라고 하는 것 같다. 나이가 젊었을 때는 크게 느끼지 못하던 것도 요즘에는 많이 느끼고, 많이 감사하며 산다. 물론 집안에 우환을 생각하면 걱정이 태산 같이 밀려와서 마음을 무겁게 하고 온몸에 힘이 쭉 빠지게 하지만 그렇다고 인력으로 막을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지난 8월에는 여러 번 가슴을 많이 아프게 했다. 첫 번째는 나의 막내제수씨가 무릎 위부터 다리를 절단했다는 소식을 막내아우로부터 듣고 그랬고, 두 번째는 요양병원에 계셨던 어머니가 숨이 가빠지고 경기를 일으켜 중환자실로 옮겨놓고 그런 일이 있었으며, 세 번째로는 큰형수가 폐암진단을 받고 얼마 못 산다고 해서 또 그랬다.

 

그렇다.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급사나 교통사고, 벼락 등 갑자기 죽는 사람을 빼놓고 누구나 죽을 때는 면역력이 떨어져 어떤 질병이라도 걸려서 종당에는 죽게 된다. 나의 어머니는 백수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막내제수씨는 50대 중반인데 더 좀 살아야 되고, 나의 큰형수는 70초반 인데 욕심이지만 3년만 더 살았으면 여한이 없겠다.”고 하는 그 말씀을 듣고 그 어찌 눈물이 나도록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이게 인생이다. 70 가까이 살아오면서도 이처럼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는데 우환이 갑자기 몰려오다 보니 마음도 몸도 약해졌다. 축 쳐진 어깨가 더 쳐지는 걸 요즘에 부쩍 느낀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주어진 내 삶을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 일도 한두 번 더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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