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재경 용곡초등 14회 송년모임을 시작으로 병신년 송년회가 닻을 올렸다. 오늘은 큰아들 직장에서 송년회가 있었는데 집식구들까지 모두 초대를 하여 한강 둥둥섬에 가 저녁식사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우리가 갈 자리가 아니라고 적극 사양했지만, 부모님은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초대를 했기 때문에 꼭 가셔야 한다고 해서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갔는데 정말 참석을 잘한 것 같다.
저녁식사를 근사하게하고 나서 경품추천을 하기 시작했는데 기본적으로 직원들한테 주는 것 말고, 여러 가지 경품이 나왔는데 처음에는 약한 것부터 추첨을 시작해서 BMW까지 경품으로 나왔다. 그래도 우리 식구들은 BMW는 경품으로 못타고 압력밥솥과 전동스쿠터를 타서 집으로 돌아왔으니 그만하면 그래도 만족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집에 오는 길은 회사에서 모범택시까지 불러서 차를 태워줘서 집까지 편안하게 돌아왔다.
요즘에 나의 큰아들은 투잡(two job)을 하고 있다. 원래는 시체를 만지는 데를 가고 싶지 않다고 해서 그렇다면 한의대나 치대를 보내야 되는데 분당 초창기에 시범단지에 있는 서현고 출신이다 보니 내신이 별로 안 좋았다. 그 때만해도 한림대 의대가 수능 1.7% 안에 들은 수험생들을 6년간 장학생으로 뽑는다고 해도 미달이었다. 그래서 할 수없이 한의대를 보냈는데 학교까지 데려다 주고 왔는데 얼마를 지나서 보따리를 싸갖고 집으로 왔으니 나보고 어떡하란 말인가. 내가 나이 들어 그래도 편안하게 침도 맞으면서 노후를 보장해줄까 해서 한의대를 보냈는데 이 아버지를 대단히 실망하게 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잘 한 것 같다. 왜냐하면 대학 4년을 4년간 장학생으로 졸업시키고, 큰아이가 대학공부 시킬 때 돈이 들어가지 않았으니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달라고 해서 한 학기에 2,500만에서 3,000만원 들어가는 대학에 가서 4-5년 공부를 하고 왔다. 미국의 대학원은 1년에 3학기인데 봉급쟁이들은 조금은 벅차다고 생각했어도 할 수 없이 보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래도 잘 한 것 같다. 미국에서 학교를 마치고 돌아와서 집에 와서 잠깐 쉬는 동안에 큰아들도 모르게 미국에 있는 대학에서 일본의 세계 animation 학생부문 훼스티발에 작품을 내서 대상을 받고 상금으로 500만엔을 받아 왔는가하면 똑 같은 작품을 한국에서 KT가 주관하고 문광부가 후원한 학생,일반 통틀어 하는 거기에서도 대상을 받아서 3,000만원을 받아서 세금 떼고 2천여만 원을 받아오기도 했다.
지금은 사기업에 다니면서 돈도 벌고, 올 2학기부터 경희대를 나가서 2학년 강의도 하고 또 내년에는 2학년과 3학년 강의를 맡아주면 좋겠다고 요청이 들어왔지만, 1주일에 한 두 번은 몰라도 회사에서 그렇게 여러 번은 배려해주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그러면 회사 다니지 말고 대학에 가서 강의만 하라고 했더니 전임강사나 부교수가 돼도 봉급이 지금 받는 것에 비하여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아버지가 돼서 더 강하게 어필하기가 어려웠다. 나의 큰아들의 아들인 손자가 아주 똑똑하다. 지금 두 돌밖에 안 되었는데도 어려운 한국말은 물론이고 영어로 여러 가지 말도 하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깜짝깜짝 놀라게 하니 아마도 고령신씨 가문을 빛내지 않을까 싶다.
지난 토요일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송년행사가 이어지다 보니 오늘도 안양 인덕원역 앞에서 저녁을 먹고 2차로 노래를 부르면서 놀다가 이렇게 집에 와서 지난 토요일부터 오늘까지 일어났던 얘기를 하고 있다.
요즘 이렇게 나이 들어 누가 불러주면 고마워서 쫓아 나가고 있다. 이것도 70이 넘으면 불러줘도 나가도 되는지 조금은 뜸을 들이고 한참을 생각해서 나가야 되지 않을까 싶다. 설사 나가더라도 말도 조심해야 되고, 술도 조금 덜 먹어야 체면을 구기는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안의 우환과 정치적으로 아주 시끄러웠던 병신년, 한 많은 병신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그래 병신년아, 어서 빨리빨리 가거라. 송년회와 더불어.....
오늘도 고마운 하루가 이렇게 다가고 있다. 이번 주는 수요일 하루 빼고 연속이고, 다음 주도 하루 걸러 계속 오늘처럼 이어진다. 그래서 오늘은 푹 자야겠다.“자자, 떨어진 자(尺)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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