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한참 만에 용마모임을 가다(왕가마솥 무한리필)

강일형(본명:신성호) 2016. 9. 8. 00:20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가 불러주면 고마워서 쫓아나가곤 했는데 집안에 우환이 연달아 이어지다보니 아주 한참 만에 모임에 가서 한 동안 보지 못했던 옛날 친구들을 만났다.

 

이 모임은 정년퇴직을 하고나서 재구성한 모임인데 두 달 만에 한 번씩 보는데도 언제나 한결같이 반갑게 만나서 오늘처럼 기분 좋게 술 한 잔 하고서는 헤어진다.

 

그래서 오늘 저녁식사를 했던 식당인 왕가마솥 무한리필이라는 식당에 대해서 얘기를 해볼까한다. 요즘에 어디를 가든 양보다는 질로 승부를 하는 데가 많은데 6-70년대 푸짐한 양으로 승부했던 그 시절로 되돌아온 것 같아서 깜짝 놀랐다. 1인 당 22,000원 만 내면 각종 쇠고기 부위별로 양껏 먹을 수가 있다. 이 왕가마솥 식당의 위치로는 2호선 성수역 2번 출구에서 직진으로 100m 가다보면 좌측에 있다. 그 식당은 사장을 포함해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네댓 명이 있는데도 우리가 20여 명이 갔으니 바빴을 것이다. 그런데다가 홀에도 우리의 모임과 다른 많은 사람들이 저녁을 먹고 있었는데도 우리가 부르면 한결같이 달려와 고기 굽는 것을 도와주고 떨어진 반찬도 갖다줘서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절대로 한 번 가보고는 칭찬을 하지 않는데 그래도 칭찬을 해야 마음이 편하고, 다음에 또 가면 반찬이나 고기 한 첨도 정성을 쏟아 주지 않겠는가 싶다. 이 식당은 쇠고기만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맛이나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는 곳이다 보니 저녁을 먹으러 간다면 점심은 간단히 먹고 가야하고, 점심을 먹는다고 하면 아침식사로 빵 한 조각이나 우유 한 잔과 토마토 한쪽을 먹고 가면 점심도 잘 먹었다고 하고, 저녁식사도 근사한 데 가서 먹었다고 남들한테 자랑하지 않겠는가 싶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속이 출출하고 고기가 먹고 싶을 때 들른다면 요즘 같이 쇠고기가 비싼 데 어디를 가든 이만한 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나이가 먹는다는 것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하는데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있는 것이다. 6-70년대 이전에 농경사회에서 급격한 산업화과정을 거치면서 허구한 날 공장에서 밤을 새우며 고생하던 친구들이 오늘 만나서 소주잔을 주고 받으며 저녁을 같이 했다현직에 있을 때는 나는 누구와도 싸우지 않았네. 아무도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에...”이런 신념으로 근무를 하다 보니 적이 없었다. 그런데 요즘에 지난 6월 모임에 갔을 때 술도 그리 많이 안 먹은 친구가 소주 반병 정도 마시고 괜히 술 취한 척을 해서 속이 많이 상했다. 우리가 70을 바라보면서 사람 구실하면서 친구할 날이 잘 해야 10년 이짝저짝인데 괜한 객기를 부린다. 그래도 같이 가려고 노력은 해보지만 한 번 더 그렇게 하면은 그 때는 속에 있는 얘기를 한 번 해줘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이야기는 오늘 만났던 모임에서가 아니고 다른 모임에서의 지난 6월에 있었던 얘기이다.

 

아무튼 오늘 저녁 식사는 성수역 2번 출구에 있는 왕가마솥식당에 가서 그런대로 푸짐한 식사를 해서 고마운 마음에 이 글을 써본다.

 

오늘도 고마운 하루가 이렇게 다가고 있다. 좋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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