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송파에 가서 초등친구 송년모임을 하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5. 12. 12. 01:49

 

 

 

 

 

오늘도 어제에 이어 송년모임이 있어서 서울 송파에 있는 얼큰이칼국수와 보쌈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갔다. 이 식당의 사장이  나의 초등친구이어서 십여 년 전부터 그 집을 다녔는데도 오늘같이 음식 맛이 대단한 줄을 미쳐 몰랐었다. 더구나 코너를 하나 더 늘려서 '육회공작소'라는 육회를 전문으로 개발하고 요리하는 전문점으로 확장시켜 탈바꿈하는 중이어서 그덕택에 우리가 늘 먹어왔던 메뉴에서 몇가지를 추가하여 음식 맛을 보았는데 깜짝 놀랄 정도로 출중했다. 여간해서는 음식 맛이 좋다고 칭찬을 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칭찬을 하지 않고서는 마치 죄를 짓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이참에 한 번 얘기해볼까 한다.

 

그 집은 전에는 보쌈보다는 샤브샤브칼국수를 전문으로 하여 20년을 넘게 영업을 한 집이다. 그러다 보니 샤브샤브에 들어가는 양질의 고기를 찾아서 고객들에게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하려고 노력을 하다보니 육회무침과 육사시미 등 쇠고기와 관련한 요리가 자연적으로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원래 나는 육회는 좋아하지도 않고 잘 먹지도 않는다. 전주쪽에 출장을 가서 어떡하다 먹을 기회가 된다고 해도 그냥 형식적으로 한 두첨 먹고 마는데, 송파에 있는 육회공작소에 가서 처음 맛볼 때 그런 선입견 때문에 맛만 볼라고 육회무침을 한 번 집어 먹었던 것이 일반 생선회보다 더 감칠 맛이 있어서 그 후로는 젓가락이 쉽게 멈춰지지 않았다. 또한 육회사시미는 복사시미처럼 얇게 썰어 나온 것을 소금장에 찍어 보니 쇠고기 본래의 향과 기름장의 고소한 냄새가 어우러져 입에 들어가기 전부터 우리의 감각기관을 자극시켰다. 입에 들어가자마자 별로 씹을 것도 없는데도 황홀해 지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불고기가 나왔어도 그보다는 칼칼한 얼큰이 국물에 국수를 넣어 건져 먹으니 개운한 것이 이보다 더 맛있고 훌륭한 식사가 또 어디 있겠는가싶었다. 이렇게 음식을 통해서 행복함을 느끼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은 송파에 '얼큰이칼국수'집에 가서 아주 오랜만에 격조가 있고 정말 근사한 식사를 했다. 이게 다 나의 친구 민사장 덕분이라고 본다.

 

필자도 지금보다 조금 더 젊었을 때는 영업본부장을 하면서 여기저기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거래처관계자와 같이 소문난 맛집 또는 맛이 정갈하다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어봤으니 맛에 대해 전혀 문외한은 아니다. 내가 보기에 칼국수 집을 얘기하자면 청량리에 있는 혜성칼국수 집’을 빼놓을 수가 없다. 물론 일반적으로 순수한 칼국수하고 샤브샤브 칼국수하고는 들어간 재료가 달라서 맛도 차이가 있겠지만, 오늘 송파에 있는 얼큰이 칼국수 집도 이름난 맛집 중의 한 집이라고 한다. 송파의 맛집을 쳐 보면 오늘 내가 간 식당이 나온다고 하는데 확인은 해보지 않았다. 그렇지만 오늘 가서 먹어보니 한 번 가보면 또 다시 가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정도로 맛이 있었다. 혼자 가도 되고, 가족과 같이 가도 좋다.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가도 좋을 만큼 가격도 적당해서 맛과 가격 면에서 절대로 후회하지 않으니 마음 편하게 아무 때고 갈 수 있는 곳이 송파의 마천동에 있는 얼큰이칼국수 집이다.

 

맛있는 식사를 하고나서 우리 친구들은 그 옆에 있는 노래방’으로 자리를 이동해서 친구들과 노래도 여러 곡을 부르며 좋은 밤을 같이 보내다가  이렇게 늦은 시간에 귀가하여 오늘 있었던 일을 글로  남기고 있다. 오늘 우리가 갔던 식당에 민사장은 얼굴도 상당히 예쁘지만, 그보다는 마음씨가 누구보다도 곱다. 못살고, 힘 없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고 자주 찾아가서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여기저기 아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며, 사회 밑바닥부터 상층부까지 각계각층의 많은 사람들과 폭넓게 교류를 하고 있는 마당발이다. 내게 이런 훌륭한 친구가 내 곁에 있다는 것이 고맙기도 하고, 또한 자랑스럽다. 오늘 아니면 또 언제가 될지 몰라서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급하게 한 얘기라서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고는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아서 술의 힘을 빌려 나의 친구 칭찬을 해봤다.


나는 술을 먹지 않을 때보다 술을 먹어야 그래도 속에 있는 얘기를 하기가 쉬워지고, 또 진실 된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된다. 술을 먹고 나서 어떤 사람은 객기를 부리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술을 먹을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술 마시고 욕지거리 하는 사람들한테는 꼭 한 마디씩을 해주는데 무슨 말인가 하면 , 술은 입으로 먹는 거지 똥구멍으로 먹는 게 아냐 임마!”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렇게 하면 나보다 나이가 한참 적은 친구들인데도 아휴, 형님 잘 못했습니다.” 라고 한다. 늦은 밤시간에 전철을 타고 오다보면 자주는 아니더라도 어쩌다 이런 친구들을 만나서 그냥 지나치지 않고 내가 했던 말이다. 이게 제대로 된 사람 사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오늘 충북 미원에 있던 용곡초등학교를 같이 졸업한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고향얘기부터 시작해서 자식얘기까지 그 동안 나누지 못했던 여러 얘기와 노래로 나이가 먹어가는 것과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보는 송년회가 되었다. 오늘도 고마운 하루였고, 신이 있다면 감사한 하루였다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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