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부산으로 가서 문상을 하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6. 3. 7. 20:50

 

 

 

사람이 나이가 먹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세상살이에 많은 걸 알고 익숙해져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편리함도 있는 반면에 늙고 병들어 죽음이 가까이 있다는 의미도 있다. 사람이면 누구나 그 길을 가고 싶지 않아도 꼭 가야하고 스스로 받아 들여야 한다.

 

여자에게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3가지 법도인 삼종지례(三從之禮)라는 말이 있다. , 어렸을 때는 아버지에게 의지하고, 커서 시집가서는 남편에 의지하며, 늙어서는 아들에게 의지한다는 아주 당연하면서도 여자들한테는 귀감이 되기도 할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 부산으로 문상을 간 고인은 남편이 젊은 시절에 일찍 작고를 하여서 오로지 어린 자식들을 혼자 키우면서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도 개가(改嫁)를 하지 않고 자식들을 아주 훌륭하게 잘 키워 사회 여러 분야에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게 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몸을 제대로 추스르지 않고 건강을 미쳐 돌보지 않은 채 세월이 이렇게 흘러 어느새 몸은 늙고 쇠약해져 중병에 걸리어서 자식들의 극진한 보살핌이 있었으나 여자들의 평균수명이 85세에 비해서 그에 못 미치고 세상을 떠나셨다. 이것이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머니들의 삶이다. 지금이야 자식들이 많아야 셋이고, 그렇잖으면 하나 아니면 둘이다. 그런데 불과 4-50년 전만해도 적어야 대여섯이고 많으면 여덟, 아홉은 보통이었다. 그 세월에 제대로 먹을 것이 있었나, 입힐 것이 있었나! 그 당대를 살아간 어머니들은 정말로 자식들을 키우는데 엄청나게 고생을 하셨다. 그렇게 고생을 하며 자식들을 키웠던 세대들이 우리 주위에서 하나 둘씩 떠나가는 것을 볼 때 나도 나이가 60대 중반이다 보니 이제 우리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일요일에는 부산 사는 막내동생 장모님께서 돌아가셔서 부산 감전동으로 문상을 갔다가 왔다. 요즘에는 ktx가 있어서 광명에서 부산까지 2시간 반 정도 밖에 걸리지 않지만, 휴일이어서 오는 표는 구하지 못해 가는 ktx 차표만 구해서 출발했는데 다행히 올라올 때 비록 자리는 떨어져 있어도 간신히 표를 두 매 구해 광명에 일찍이 도착할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우리의 문상이 유족들의 슬픔을 다소나마 달래주고 덜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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