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미원에 있는 미동산수목원은 나의 고향인데도 일부러 마음먹고 가기 전에는 좀처럼 갈 기회가 없었다. 미동산 너머에 있는 펜션을 가서 하루, 이틀 밤을 자고는 왔어도 미동산수목원은 여태껏 가질 못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한 번 가봐야겠다고 벼르고 있다가 지난 주말을 이용해서 충북 미원을 가서 주말에는 나의 조상님 시제를 지내고, 월요일이 30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님 기일이라 오전에 제사음식을 준비해 놓고, 충북 미원에서 역사기행으로 가 볼만한 곳인 구녀성을 마누라하고 같이 갔다가 와서 그 날 밤에는 아버님 제사를 지내고, 그 이튿날 아침을 일찍이 챙겨 먹고는 미동산을 갔었다.
그래서 충북 미원에 있는 ‘구녀성’과 ‘미동산수목원’을 갔다 온 얘기를 해볼까 한다.
구녀성은 미원면 대신리 이티재에서 올라가도 되고, 종암리 분젓티에서 올라갈 수도 있다. 그러나 구녀성을 올라가는 대표적인 산길은 필자가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소풍을 갔던 대신리 텃골부락에서 올라가는 것이 등산을 겸한 역사기행을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길이다. 대신리 텃골에서 구녀성을 올라가는 길은 가본 지가 오래라서 이번에 그 길을 따라 걸어보니 옛날에는 조그마한 산길이었는데 지금은 시멘트로 포장한 도로가 되어 옛날 생각을 하며 걷기는 부족함이 많았다. 더구나 그 주위로 산 여기저기 벌목을 해서 등산로라는 본래의 좋은 느낌을 상당히 훼손하였다. 그리고 구녀성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가에 한두 곳도 아닌 여러 곳에 소원을 빌던 흔적이 있었으며, 잡신(나무, 바위 등)께 제물을 받쳐 위험으로부터 자신의 안위를 보호해달라고 부탁한 곳도 더러 있었다.
이번에는 구녀성에서 가장 보물로 여기고 있는 아들하나를 살리기 위해 딸 아홉을 모두 죽여서 써놓은 무덤을 지난여름에 이어 다시 한 번 둘러보고, 아홉 딸들이 쌓았다고 한 구녀성곽을 따라 끝까지 걸어 보았다. 무너져 내린 성곽위로 낙엽이 쌓여 걷기가 쉽지는 않았어도 천년이 넘은 이 성의 유래를 되새겨보며 그 성곽 길을 다 걸었다. 시간은 종암리 벌말부락에서 출발하여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데는 2시간 정도 걸렸다.
어제 구녀성을 올라갈 때도 잔뜩 흐린 날씨였는데 오늘도 그리 썩 좋은 날씨는 아니다. 그래도 연 삼일을 오던 비가 그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모른다. 물론 가뭄을 극복하는 데는 부족한 비지만, 별러서 왔는데 비가 내리게 되면 또 미동산을 언제 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미동산 수목원은 충북 미원에 있으며 도립수목원으로서 선진임업기술의 연구개발과 보급, 생태교육환경조성 등을 목적으로 2001년 5월에 개원하였으며 면적은 약 94만평에 1,473종의 수목유전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수목원에는 볼거리가 여러 곳이 있는데 전문수목원과 산림교육관은 꼭 돌아보는 것이 좋고, 그 외에도 식물종자은행, 열대식물관, 자연체험캠프 등도 시간을 갖고 천천히 돌아보면 좋다. 또한 여기서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동식물 및 곤충까지도 사진 또는 표본(박제)으로 볼 수 있는 것이 특이하다.
미동산 수목원을 돌아보고 나서는 미동산(557.5m) 정상까지 8-9km를 등산을 하면서 건강을 다질 수 있는 곳이 미동산이기도 하다. 또한 미동산 수목원은 아이들과 같이 와서 수목원 이곳저곳을 같이 다니며 직접 눈으로 보게 하여 안목을 넓히게 한다면 그 또한 산림에 대한 지식을 쌓는 일이고,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오래도록 마음에 남지 않을까 싶다.
내고향 충북 미원에 삼국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구녀성이 있고, 그리고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미동산 수목원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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