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세월호참사’유족 앞에 선 교황

강일형(본명:신성호) 2014. 8. 16. 23:49

 

 

 

지난 8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 한국에 오셨다. 교황이 우리나라에 처음 오시는 것도 아닌데 오시기 전부터 세상이 시끄럽도록 난리였다. 나는 원래 천주교 신자가 아니지만 교황이 한국에서의 행적을 눈여겨보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와 똑 같은 사람이면서도 우리 인간들을 위해서 하늘에서 특별히 내려 보내준 훌륭한 친구요, 선생이요, 리더이다. 그와 같이 있으면 편안하고,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 맞는 말이며, 그의 낮은 자세로 못 살고, 고통 받고, 핍박 받고, 억울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걸 보면 절로 따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시복미사에 참가하기 전에 손수 세월호참사 유가족의 손을 잡았다. 오전 930분 경 카퍼레이드를 하던 교황은 차에서 직접 내리시어 한 달이 넘게 단식농성 중인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를 만나 두 손을 잡으며 자식을 잃고 슬픔과 고통에 빠진 유민양의 아버지를 위로하고, 다른 유족들에게도 용기를 잃지 않고 희망을 갖도록 격려를 해주셨다.

 

이 자리에서 고 유민양의 아버지는 교황님께 세월호 특별법제정을 위해 애써 달라.”는 말씀과 세월호참사를 잊지 말아 달라.”는 말씀을 드렸더니 고개를 끄덕이셨다. 비록 멀리 떨어져서 이 모습을 본 우리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정치는 대통령,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해야 하는데 이 나라에 과연 정치하는 사람들이 있었는가?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고, 티비로 전 세계 150여개 나라에 생중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방송을 보고 있던 세계 각국 사람들은 한국 정치의 후진성과 대통령의 무능함이 교황님을 통하여 자연스레 알게 되었을 것이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세월호참사유가족 앞에 선 교황님의 얼굴을 보셨는가. 수많은 신도와 시민들 앞을 지날 때 그토록 밝고 인자하셨던 모습이 어느새 근심과 걱정으로 가득하셨다. 세월호 유가족하고는 같은 고향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같은 민족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우리나라하고는 수만리 떨어져 있고, 지구 반대편에서 우리와 일면식도 없는 교황이 여기까지 오셔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슬픔을 같이하고, 삶의 의지를 잃지 않도록 격려까지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여야 국회의원을 막론해서 대통령은 여태까지 무엇을 했단 말인가. 그들한테 묻고 싶다. "그러고도 한국의 국회의원이고, 대통령이기를 바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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