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삼성산을 가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4. 7. 2. 00:39

 

 

날씨가 무척 덥다. 그렇다고 물만 찾아다닐 수도 없으니 그나마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산에 가서 시원한 바람을 쐬는 것 말고는 마땅한 것이 없다. 그래서 집을 나와 뒷동산인 비봉산 정상까지 나무그늘 따라 천천히 올라갔다가 안양유원지 쪽으로 방향을 돌려 내려온 것이 서울농대 임업시험장 가기 전에 있는 야외음악당 옆이었다.

 

거기서 한적한 나무그늘을 찾아 한참을 쉬었다가 산 쪽으로 접어드니 여기저기 예술작품을 만들어 놓은 것이 눈에 보였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고장이 나서 인적이 끊긴지 오래된 듯하다. 출입구에 얼기설기 쳐진 거미줄이 그것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그곳을 지나 수풀 길을 2-30분 걸은 것 같다. 바위가 자주 보이고, 크지 않은 소나무가 눈에 띄더니 햇볕을 막아주는 수풀 길은 어디가고 완전히 땡볕 길이었다. 더위를 피해서 산으로 왔는데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오다 보니 나무가 별로 없고 바위가 많은 등산길로 잘 못 방향을 잡은 것 같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왔는데 되돌아 내려갈 수도 없어서 땀을 뻘뻘 흘리며 바위 길을 올라서니 477m의 삼성산 국기봉이 나타났다. 집을 나선지 2시간만이다. 삼성산은 지난해에는 몇 번 올라왔었는데 올 들어서는 처음 올라오게 되었다.

 

정상인데도 바람 한 점이 없어 흐른 땀을 식혀주지 못했다. 올라오는 내내 바위에서 반사되는 뜨거운 열에 시달렸는데 산꼭대기도 마찬가지였다. 훅훅 달아오른 열 때문에 정상에서 오래도록 쉬었다 내려올 수가 없었다. 보통 때 같으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흐른 땀을 식혀가며 여기저기 내려다보기도 하고, 조망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내려오는 데 이번에는 더위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다만 올라올 때마다 연무로 멀리까지 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오늘은 날씨가 그런대로 맑아서 먼 곳까지 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내려올 때는 삼막사 칠성당을 경유하여 삼막사로 내려왔다. 칠성당으로 가는 초입에는 암수바위가 칠성당의 상징물로 그 언제부턴가 칠성당을 지켜주고 있다. 칠성당에서 삼막사 본당까지는 275계단으로 구성되어 있고, 거리는 500m가 된다. 오후 2시가 채 되기 전이기는 하지만 점심시간은 지난 지가 한참인데도 많은 등산객들이 절에서 제공한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는 음료수만 한잔 얻어 마시고, 싸갖고 간 점심이 있어서 지나쳐서 경인교대 쪽으로 내려가는 계곡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계곡물이 있는데 가서 식사를 하려고 아무리 내려가도 날이 너무 가물어서 그런지 물이 보이지 않다가 산을 거의 다 내려와서야 계곡에 자작자작하게 물이 보이기도 했다. 여느 때 같으면 계곡물이 콸콸대며 흘러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집을 출발하여 경인교대까지 걸린 시간은 3시간 반이 걸린 셈이다. 거기서는 집으로 오는 6-2번 마을버스를 탔다. 지난 해 그렇게 해 본 이래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장거리를 걸어 보았다. 그렇게 해서 체력도 점검해 보는 기회도 되고, 또 몸이 어디가 좋지 않다면 대충은 알 수도 있기에 이번 산행은 의미가 있다고 보겠다. 아주 한참만에 산행다운 산행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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