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고려산을 또 가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4. 4. 17. 23:21

 

 

 

 

작년 이맘 때 강화도에 있는 고려산을 친구 내외와 같이 갔었는데 정상에서는 아쉽게도 활짝 핀 진달래꽃을 보지 못하고, 백련사로 올라가는 길가와 낙조대로 가는 길과 적석사에서 마을로 내려오는 길에서 그나마 활짝 핀 진달래꽃을 본 것으로 만족하고 돌아와야 했다. 그래서 올해도 다시 강화도에 있는 고려산을 찾아 진달래꽃으로 뒤덮인 정상을 보기 위해 지난 해 같이 갔던 친구 내외와 함께 집을 나섰다.

 

평일인데도 김포 쯤 오니 강화로 가는 널따란 도로가 밀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 이유를 몰랐었는데 강화도에 거의 다 오고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우리처럼 고려산으로 꽃구경을 가는 차량이 많아서 그렇게 밀렸던 것이다. 산 들어가는 입구에는 어디를 가든 차량과 등산객들로 북적이고 붐볐다. 그래서 우리는 거꾸로 적석사 쪽으로 올라가서 고인돌유적지를 경유하여 정상에 진달래꽃 군락지를 둘러보고 되돌아 온 길로 내려왔다.

 

올라가는 산길에는 비가 오래도록 내리지 않아서인지 진한 흙먼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어서 발짝을 뗄 때마다 바지가랑이를 더럽히고, 가픈 숨을 쉴 때 괴롭히기도 하지만 그런 것이 아무런 문제가 안 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힘겹게 걷고 있으면서도 얼굴 모습은 다들 밝다. 작년에 여길 왔을 때는 낮은 산에서만 진달래를 보고 갔었는데 이번에 와 보니 낮은 곳에는 벌써 진달래가 폈다가 다 지고 연녹색의 잎새가 나와 있었다. 높은 곳으로 점점 올라가게 되자 진달래꽃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능선으로 올라서니 길 따라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처음에는 진달래꽃이 가끔 보이다가 점점 정상을 향해 올라갈 때마다 자주 많게 나타나는가 싶더니 정상 가까이는 산 전체가 다 진달래꽃 밭이다. 산꼭대기를 마치 붉은 잉크를 부어 놓은 듯 그림 같은 모습으로 우리 곁에 나타났다. 참으로 대단하고 경이로울 만큼 진달래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내 평생 이런 모습은 생전 처음이다. 참,멋지고 아름다웠다.

 

오늘 고려산에 가서 작년에 보지 못해 아쉬워하던 활짝 핀 진달래꽃도 보았고, 또 많은 사람들도 보고 내려왔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고려산을 찾은 걸 보니 명산은 명산인가 보다. 이번에 와 보니 원래 명산인데다가 진달래꽃이 있어 더 이름이 났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오늘도 친구가 있어 행복했고, 고려산의 진달래꽃이 있어 더 행복했다.

 

 

 

 

 

 

 

 

 

 

 

 

 

 

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