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의왕의 백운산과 수원의 광교산을 또 가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4. 8. 3. 23:43

 

 

 

오늘  원래는 친구들과 같이 인천을 가기로 했었지만 태풍 때문인지 길이 어긋났다. 그래서 준비를 하고 나갔다가 다시 집으로 되돌아오기도 그래서 인덕원역으로가 2번 출구에서 5번 마을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린 곳이 백운호수를 지나 백운동산정거장이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비가 올듯말듯한 날씨였는데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집을 나설 때 우의와 우산을 미리 준비해 갔는데도 가방에서 꺼내는 동안에 다 맞았다. 우의를 입고 버스 다니는 대로에서 등산로로 접어들어 언덕배기까지 얼마를 걷지 않아 내리던 비가 멈추었다. 그렇잖아도 후덥지근한 날씨에 비옷을 입고 등산하게 되면 몸이 더위에 버티어줄지를 걱정했는데 비가 그쳐줘서 천만다행이다. 태풍 끝이라 산등성이를 올라서자 바람도 선들선들 부는 것이 꼭 가을 기분도 들고, 한여름에 등산하면서 이만한 등산조건은 평생을 가도 한두 번 있을까 말까하는 날씨였다.

 

기분 좋게 수풀이 우거진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니 백운저수지와 고천을 이어주는 산들길이 나오고 좀 더 백운산 정상을 향하여 산등성이를 올라가다 보면 우측으로 크고 작은 산소가 모여 있는 공동묘지가 있다. 그곳을 지나면 산길이 가팔라지고 숨소리가 점점 더 커진다. 능선 좌우로는 굵은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눈여겨보면 군데군데 붉은 적송이 눈에 띈다. 적송은 일반 소나무보다 붉은 색깔을 띠고 있어서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가 있다. 그 솔밭 길은 정상으로 올라가는 7-8부 능선에서 이어졌다 끊어지고를 반복하다가 백운산 정상 전에 긴 계단이 나오고 나서야 끝이 난다.

 

정상에는 여기저기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꽤 많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아무리 선선한 날씨라고 해도 다들 입고 있는 옷이 땀에 젖어 비를 맞은 듯 축축해 보였다. 나도 쉬면서 남쪽을 내려다보니 멀리로는 수원 시내가 보이고 가까이로는 지지대고개와 헬기착륙장이 눈에 들어왔다. 서쪽으로 가까이는 모락산이 있고, 그 뒤로는 수리산이 겹쳐저 있다. 북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바라산이, 그 뒤쪽으로는 청계산과 관악산이 선명하게 보였다. 오늘은 태풍 끝이라 연무가 없어서 그런지 여기저기를 다 눈으로 조망할 수가 있었다.

 

휴식을 취한 후 바로 광교산을 가기 위해 출발했다. 송신탑 좌측으로 난 계단을 지나면 비교적 걷기가 편안한 길이 이어진다. 억새길, 노루목을 지나 광교산 정상인 시루봉까지는 백운산을 출발한지 30분 남짓 걸린 것 같다. 광교산 정상에서는 수지, 성남분당과 수원동쪽이 멀리까지 보였다.

 

백운동산에서 올라올 때만 해도 등산객을 한두 사람 정도 볼 수 있었는데 백운산 정상에서 광교산 가는 길과 정상에는 비가 왔는데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광교산을 갔다가 바라산을 가기위해 갔던 길로 되돌아오다가 송신탑 앞에서 오른쪽 길로 가야 하는데 왼쪽 길로 가도 백운산 방향으로 가는 줄 알고 무턱대고 한참을 따라 가다가 가는 길이 아닌 것 같아서 올라오는 등산객한테 물어보니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지지대고개가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내려갔던 길을 도로 올라오려니 힘이 두 배나 드는 것 같다.

 

백운산 정상에서 바라산을 가는 길은 계단도 많고 경사도 심하다. 그런데도 대체로 흙길이어서 바위가 많은 돌산을 걷는 것보다는 편하고 좋다. 작년 봄에 백운산과 광교산을 올라갈 때는 백운호수에서 출발하여 바라산과 백운산 중간지점으로 올라가서 백운산과 광교산 정상을 올라갔다가 수지 신봉동 쪽으로 내려갔었다. 이번에는 작년에 가보지 못한 바라산을 가기 위해 작년에 걷던 길을 지나서 내리막길인데도 바라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더러는 오르막이 있어서 그리 쉽지 않았다. 땀을 한참 흘리고 나서야 바라산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상부분에는 살아있는 소나무를 그대로 살려서 지붕 없이 마루만 놓아 수십 명의 등산객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내가 도착할 때만해도 단체로 등산을 왔는지 20명이 넘는 등산객들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나도 인덕원에서 버스를 타기 전에 샀던 찐빵을 꺼내 요기를 했다. 요기가 끝날 때쯤에 시작된 비는 바라산을 다 내려와도 그치지 않았다.

 

바라산 365계단을 다 내려와서 백운호수 쪽으로 내려오다 보니 언제 그렇게 지어놓았는지 방가로와 팬션식 숙박시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의왕시에서 개발한 바라산산림욕장인 듯하다. 위쪽으로는 그런대로 도로포장이 되어 있어서 이동하는데 괜찮았으나 마을 가까이에는 비는 와서 땅은 질퍽거리는데도 포장이 안 되어 걷는데 많이 불편했다.

 

오늘은 비가 오는데도 수도권 남부에 사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산인 백운산(567m), 광교산(582m), 바라산(428m) 3개산을 갔다 왔다는 것에 아주 놀랍기도 하고 대단히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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