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은 북한산국립공원 내에 서울북단에 위치한 740m 높이의 산이다. 남북방향으로 길게 이어진 포대능선과 도봉 주능선, 그리고 우이능선이 도봉대간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등산코스는 긴 코스로 도봉매표소에서 출발하여 갈림길▶도봉산장▶천축사▶마당바위▶자운봉(정상)▷우이암▷보문산장▷원통사▷우이동유원지로 내려오는 코스로 약 6시간 반이 걸린다. 짧은 코스는 일반적으로 많은 등산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두 가지 코스를 생각할 수가 있는데 첫 번째 코스로 도봉동에서 출발하여 ▶도봉산장▶산악구조대▶자운봉(정상)▷포대능선▷회룡사▷회룡동으로 내려오는 코스이고, 두 번째 코스로는 도봉동에서 출발하여 도봉산장▶천축사▶마당바위▶자운봉(정상)▷우이암▷도봉동으로 내려오는 코스로서 두 코스 모두가 약 3시간 반에서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오늘 우리가 걸을 코스는 약 3시간 반 정도로 도봉산매표소에서 출발하여 도봉산장을 경유하여 자운봉 정상을 갔다가 간 길로 되돌아 내려올 예정이었다. 같이 걸을 친구들은 중학교 동기생들인데 환갑, 진갑 다 지났는데 무리하게 등산하는 것도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그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가장 짧은 코스를 택해서 걷기 시작했다. 물론 평소에 체력관리를 잘 한 친구들이야 좀더 긴 코스를 걸을 수도 있겠지만, 체력이 약한 친구들도 배려해줘야 되지 않겠는가 싶다. 이렇게 만나서 다 같이 걷는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무슨 얘기가 됐든 산길을 걸으면서 서로의 우정을 나누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인지 한참 땀을 뻘뻘 흘리고 올라가다 보니 도봉산 자운봉은 우측에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걷는 길은 그 반대인 왼쪽으로 더 멀어지는 것 같아서 주위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이 길은 우이암, 원통사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이 길로 자운봉을 올라가려면 거의 대여섯시간 걸리는 코스라고 하니 도로 내려갈 수도 없고 난감했다. 친구들은 따라오다가 안 보이는 걸 봐서는 슬그머니 온 길로 내려간 듯하다. 그래도 남자가 한 번 마음먹으면 끝장을 봐야 하기에 무리하게 욕심을 냈다. 우이암을 갔다가 원통사를 보고 되돌아와서 부지런히 걸었더니 멀리 보이던 오봉이 바로 옆에 있다. 거기서 3-40분 걸은 듯하다. 봉우리는 보이는데 가보면 아니고를 몇 번하더니 신선대가 나오고 그 앞이 740m의 자운봉이 불쑥 솟아 있다.
도봉산 입구에는 산에 올라가는 등산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려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도 엄청 복잡하겠다고 생각하고 정상에 올라왔는데 그래도 정상에는 여러 사람들이 있긴 해도 그렇게 혼잡하지는 않았다. 올라오는 도중에 정상까지 오지 않고 중간중간에 자리를 잡고 쉬었다 내려간 듯하다.
내려간 친구들은 2-30분 전부터 계속 어디냐고 전화를 해댄다. 그래서 밑으로 내려가서 식당에 들어가 전화를 하라고 했더니 천축사 쯤 내려갔는데 또 식당을 잡아놓고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내려오라고 난리다. 나는 아무리 빨리 가도 30분 정도는 걸려야 하는데 다 왔다고 거짓말을 하기를 두어 번 했더니 도봉고교 앞에 있는 ‘콩사랑’음식점이 나왔다.
보통 사람들이 거의 5-6시간을 걸어야 하는 산길을 4시간 30분 만에 걸었다. 물론 빨리 갔다오려고 쉬지않고 계속 걸은 것도 한 몫했겠지만, 그걸 지탱해줄 수 있는 체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고보면 나도 건강은 타고났을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체력관리도 게을리하지 않고 잘 한 듯 했다.
오늘 재경 중학교 친구들하고 이렇게 도봉산 길 걷고서 좋은 시간 같이 보냈다.
“송사장, 오늘 수고 많이 하셨네. 그리고 학규친구! 조금 늦게 와서 그래도 우리 친구들도 기다려 줬고, 나는 자운봉까지 갔다 오느라고 많이 늦었는데도 기다려 줘서 고맙네. 더구나 점심 값까지 내 주시니 너무도 여러 가지로 고맙네그려. 또 봄세. 내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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