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의왕 백운산과 광교산을 가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3. 4. 30. 23:00

 

 

의왕의 백운산은 경기도 의왕시, 수원시, 용인시에 걸쳐 있는 높이가 567m의 산이다. 그리고 광교산은 수원시 장안구에 있는 582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도 수도권 남쪽에 사는 사람들이 두 산 모두 즐겨 찾는다.

 

오늘 날씨가 얼마나 좋았던지 정오가 지나서 집을 나서니 따뜻한 햇살과 불어오는 바람이 싱그럽게 느껴져 가라앉은 기분을 돋우어 줬다. 집을 나서기 전 백운산을 가기 위해 안내 책자를 봤는데도 막상 백운산을 올라가는 초입을 찾으려니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타고 가던 버스에서 백운저수지 초입에 내렸더니 한참을 걸어야 했다.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한테 길을 여쭈니 저리 쭈욱~ 가서 점쟁이 집으로 가지 말고... 산으로 그냥 가면 돼유.” 그 할머니 말씀만 듣고서 그 길을 쭉 따라 갔더니 얼마 안가서 시멘트 포장길은 끝나고 비포장의 산길로 접어 들었다.

 

한참을 가도록 경운기나 작은 차량들이 다닐 정도의 길이 이어지다가 능선 길로 접어드니 경사가 가파른 좁은 등산로였다. 며칠 전 바람도 불고 비가 내려서인지 진달래꽃과 벚 꽃잎들이 떨어져 등산로를 희붉게 물들여 놓았다. 여태까지는 벌거숭이로 있던 나무들도 이제는 새잎이 나와서 연한 연녹색의 새 옷으로 갈아입는 듯 보였다. 그냥 잎새가 없이 나무만 덩그렇게 서 있는 것보다는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새 잎이 나와서 푸르름을 유지해주는 것이 혼자 산길을 걷는 등산객한테는 절실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라가는 내내 울어대는 새소리마저 없었다면 아마 더 힘겹게 산엘 올라갔을 지도 모른다.

 

한 시간 가까이 걸어서 올라와 보니 바라산과 백운산 중간지점인 듯했다. 능선 길이라 어느 정도 오르막내리막은 있지만 백운산 정상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정상에 올라서 남쪽을 바라보니 수원북부지역이 바로 눈앞에 있고, 옆으로는 모락산과 청계산이 보이고, 멀리로는 관악산이 시야에 들어왔다.

 

잠시 땀을 식힌 후 광교산으로 출발했다. 이 능선 길은 평일인데도 심심찮게 오가는 등산객이 있어 그래도 백운호수에서 올라올 때보다는 훨씬 나았다. 그리고 걷는 길이 힘이 들지 않는데다가 송신탑과 군 부대시설이 정상부분에 넓게 자리를 잡고 있기도 하고, 또 지명이 노루목, 억새밭, 시루봉 등 생소한 이름이어서 단조로운 데서 오는 지루함이 없고, 무언가를 또 기대하게 한다. 백운산을 출발하여 보통 걸음으로 3-40분 걸었는가 싶더니 광교산 정상인 시루봉이 나왔다. 앞으로 내려다 보니 분당, 용인이 아주 멀리까지 훤하게 다 보였다.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쉬고 있던 등산객 두 명이 있다가 그 중 한 사람이 기념사진 하나 찍어준다며 내 핸드폰을 달라고 한다. 그래서 얼떨결에 광교산 정상에서 폼 한번 잡아 보았다.

 

내려오는 길은 어디로 내려올까 고민을 했는데 온 길로 되돌아가려니 너무 멀게만 생각되어 옆에 계신 등산객한테 물어보니 자기는 수지에서 올라왔다면서 법륜사가 있는 수지 신봉동 쪽으로 내려가면 4-50분 정도 걸리니 거기 가서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편안하게 내려왔다.

 

오늘 백운저수지 입구에서 출발하여 백운산을 거쳐 광교산 정상에서 수지 신봉동으로 내려 왔는데 거리는 잘 모르겠고, 시간은 정확하게 3시간 20분 걸렸다. 산길은 거의 3시간 정도 걸은 듯하다.

 

평소에 광교산을 꼭 가 봐야지 별렀는데 이렇게 백운산과 광교산을 한꺼번에 다녀오게 되어 기분도 좋고,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산행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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