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간단히 먹고 집을 나선 시간이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집부터 걸어서 서안양우체국 앞길로 해서 안양충혼탑까지는 거리상으로 2km 가 안 되었던지 시간적으로는 채 30분이 안 걸렸다. 충혼탑에서 능선을 따라 관모봉을 거쳐 수리산의 주봉인 태을봉을 지나 슬기봉을 얼추 다 가서 군포 산본으로 내려가는 샛길로 내려오니 수도사업소와 궁내중학교가 나왔다. 약 3시간 정도를 걸은 것 같다.
안양 충혼탑은 개인이 부지를 희사하여 조국을 위해 몸을 바친 전몰장병들의 영혼을 달래고, 기리기 위해 처음에는 탑신을 19.5m로 건립했다가 1996년도에 25m로 탑신을 높여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충혼탑을 지나니 수리산 산림욕장이 나오고, 걷는 길은 완만한 경사가 이어지면서 굵지 않은 2-30년생 소나무들이 꽉 배겨 있는데다가 솔잎이 떨어져서 발짝을 떼어놓을 때마다 폭신폭신하여 기분이 좋았다. 늦은 봄에나 여름철에 이 산길을 걷게 되면 은은한 솔향기가 걷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길지 않은 고갯길을 올라서니 잘 지은 ‘수리정’이라는 정자가 나오고 쉬었다가라고 부르는 듯 했다. 잠시 한숨을 돌린 후 능선을 따라 천천히도 걷고 빨리도 걸으면서 나오는 땀을 조절했다. 전에 몇 번 수리산을 올라갔어도 늘 병목안 아니면 군포역 쪽에서 올라갔었기 때문에 이런 솔밭 길을 걷지 못했다. 다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소나무가 아니라 곧게 자란 일본의 리끼다소나무여서 아쉬움이 있다.
능선을 따라 약 40분 정도 바위길도 걷고, 가파른 오르막도 걸으니 태극기가 펄럭이는 관모봉이 나왔다. 올라서서 사방을 둘러보니 안양과 군포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고, 멀리로는 수원까지 보였다. 다시 20여분 걸었더니 헬기착륙장과 수리산 정상인 489m라는 태을봉 입석이 나왔다. 며칠 전에도 와보았기 때문에 거기서 온 길로 되돌아 갈까하다가 군포 쪽으로 내려가기 위해 슬기봉 방향으로 한참을 가다가 슬기봉을 얼마 남지 않고서 좌측으로 길머리를 잡고 내려오니 산본이 나왔다.
오늘 이 코스는 처음 걸어본 코스인데 충혼탑에서 수리정이 있는 정자를 지나 얼마까지는 소나무 숲길이 이어져 근방에 있는 산책로 가운데는 칭찬해주고 추천해줘도 될 만큼 좋은 솔밭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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