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용인CC를 가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1. 10. 7. 18:45

 

 

 

 

 

오늘은 용인CC를 갔었다. 용인CC는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가곤 했던 곳이다. 생긴 지는 5-6년 밖에 안 되었어도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고 퍼브릭이라고 하지만 정규 홀 못지않은 코스에다가 그린피 또한 정규 홀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하다. 게다가 회원권이 없어도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기 때문에 필요한 시간대를 선택해 부킹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를 한참 다니다가 얼마 안 있어 여주 쪽에 아리지CC가 생기는 바람에 그 쪽으로 주로 많이 갔다. 거기는 27홀인데 용인보다는 코스길이가 약간 더 길은 대신에 그린피가 비싼 편이다. 요즘은 용인도 아리지도 가 본지가 꽤 되었다.

 

수일 전 일껏 오늘 공치러 가기로 했는데 그저께 가만히 있는 화분에 물 준다고 들다가 화분이 무거웠던지 아니면 내 힘만 믿고 들다가 힘이 달렸는지 허리를 다쳤다. 그것도 허리뿐만 아니라 허벅지까지 통증이 있을 정도로 아주 심하게 다쳤다.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물리치료도 하면서 허리에는 파스를 붙이고 허벅지 쪽으로는 마사지용 연고를 발랐더니 사타구니가 참기 어려울 만큼 화끈화끈해진다. 그래서 동반자한테 양해를 구하고 취소를 하고 싶어도 지난 번 비로 취소한 전력도 있고 해서 이리저리 고민을 하다가 진통제라도 먹고 할 욕심으로 오늘 용인CC까지 왔다.

 

9시 11분 티업이라서 집에서 나서기는 7시 전에 나섰는데도 밀리지 않으면 1시간 거리인데도 도착해 보니 그리 넉넉한 시간은 아니었다. 이른 아침 시간도 아닌데 기온이 떨어져 쌀쌀했다. 이렇게 한낮과 아침 기온이 15도 이상 차이가 나니 어찌 춥게 느끼지 않겠는가. 그런데다가 걷기조차 버거울 정도인데 공친다는 자체가 무리라는 것은 알고 있으면서도 필드에 나오니 그냥 슬슬하고 싶지 않고 욕심이 났다. 몸을 생각한다면 백스윙도 적게 하면서 톡톡 맞춰 나가야 하지만 파란 잔디가 훤하게 내려다보이면 어찌 그것을 억제할 수 있단 말인가. 몇 번을 공치고 통증에 주저앉기를 반복하다가 나중에는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후배들과 같이 와서 그래도 망신을 당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픈 걸 꾹 참고 쳤다니 후반에 끝날 무렵 내리 아우디파를 잡았다. 물론 전반에 버디도 잡긴 했어도 전반적으로 드라이버 샷이 안 되다 보니 아주 어렵게 공을 쳤지만 그래도 그 친구들한테 망신은 당하지 않은 듯해서 천만 다행이다.

 

원래 18홀을 다 돌고나면 공을 치는 사람 어떤 골퍼든 좀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나는 아주 긴 18홀이었다. 15년 가까이 공을 쳤지만 오늘 같은 날은 처음이었다. 이것도 경험이다. 앞으로는 공치러 간다고 하면은 며칠 전부터 화분은 절대 들지 말아야하고, 몸도 귀하신 대감님 몸처럼 잘 관리해야 즐거운 라운드를 기대할 수가 있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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