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한참 만에 필드를 가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1. 8. 11. 21:36

 

 

 

지난 화요일 모임에 갔더니 필드를 간지도 오래 된 것 같다면서 화제 거리가 골프얘기였다. 그 모임은 두 달에 한 번 만나는 모임으로 98년도부터 시작했으니 햇수로 꽤 오래되었다. 회원들 중에는 박사들이 네댓 명이 있고, 현직 대학교수가 모임에 자문역할을 맡고 있다. 원래 1년에 두세 번 같이 회원들끼리 운동을 하는데 올 해는 다들 바빴었는지 아니면 비가 오래도록 내려서인지 여태까지 필드를 못나갔다. 그래서 얘기 나온 김에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말 나온 지 이틀 만에 오늘 라운드를 했다.

 

공을 치는 사람이면 누구나 라운드를 가기 전날 밤은 어릴 때 소풍가기 전 날 밤처럼 날씨걱정부터 시작해서 마음이 설레이는 것까지 닮은 데가 있다. 아침 일찍이 라운드가 있는 날이면 자명종을 맞추어 놓았는데도 그게 제대로 안 울릴 것을 대비해서 핸드폰에도 알람을 작동시킨다. 그렇게 단단히 준비를 해 놓고 잠자리에 들면 금방 잠이 와야 하는데 "내일 공이 잘 맞을까? OB는 몇 개나 날까" 등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잠을 설친다. 그러다 간신히 잠이 들어 한참 꿈나라로 가려고 할 때 여기저기에서 요란한 벨소리에 놀라서 일어나게 된다. 바로 오늘이 그랬다. 새벽 5시에 기상을 한 것이다.

 

비전힐스CC는 남양주 화도읍에 있다. 이 골프장은 작년 가을 오후에 가서 공을 쳐본 적이 있었지만 오늘은 아침 7시 45분에 티업이라서 출근시간하고 겹치게 되면 혹시 늦지나 않을까 싶어 넉넉하게 두 시간 앞에 놓고 출발을 했더니 거리는 65km인데 채 한 시간이 안 걸렸다. 골프장에서 해장국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싱글의 꿈을 갖고 첫 티업에 임했다. 얼마 전에 OB 두방 내는 것을 한방만 냈더라면 싱글을 할 수도 있었던 라운드도 있었다. 첫 홀은 그런대로 선방했지만 두 번째 더블, 다음에 트리플, 세 번째 홀에서 바로 싱글의 꿈을 접고 다음으로 미루어야 했다. 마음을 비웠더니 후반에는 공이 제법 협조를 해서 전반보다는 훨씬 좋은 성적을 냈어도 생각한 것에는 한참을 미치지 못했다.

 

사실 골퍼들이 이런 꿈도 없고, 목표도 없다면 공을 치러 가도 재미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좀 더 잘 쳐야지. 다음에는 꼭 보기프레이는 해야지, 80대에 진입하고 싱글로 가야지 등 자기나름대로 실현가능한 목표를 갖고 공을 친다면 그만큼 발전 속도가 빠를 것이다.

 

오늘 공을 치는데 물심양면으로 협조를 해주신 권회장님과 최사장님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아울러 다음 라운드 때는 오늘보다 좀 더 나은 스코아로 보답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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