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날씨가 너무 무더워서 집에 있기가 겁이 날 정도이다. 그렇다고 덥다고 시도 때도 없이 에어컨을 틀어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오전에는 선풍기로 더위를 달래면서 칠십이 훨씬 넘어 두 달 만에 암송을 한 반야심경(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을 18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나지막한 음성으로 독송을 한 후, 기분이 좋으면 천수경(千手經)까지 1회 독송을 하면 더위가 조금 누그러지는 것 같다.
마누라가 챙겨 놓은 과일 몇 조각과 앙꼬빵 한 개가 덩그러니 식탁 위에 놓여 있는 데로 가서 그것으로 점심을 때운다. 그래도 내 곁에 마누라가 있어서 때때로 맛있는 반찬도 상에 오르고 이렇게 삼시세끼 뭐가 됐던지 얻어 먹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더구나 요즘 날씨가 더워서 땀이 많이 나 하루돌이로 옷을 갈아 입어야 하는데도 입고 있는 옷이 추하지 않은 것도 순전히 마누라 덕분이 아닌가 싶다.
참, 요즘은 집에서 하루 해를 보내는 것이 쉽지 않다. 봄이나 가을에는 안양천이나 학의천 길을 따라 걸으면서 건강도 지키고 식물 공부도 하지만, 올 여름은 더위가 끝도 없이 지속되는 데다가 열대야까지 이어져 밤잠을 설치기가 일쑤다. 그러다보니 안 되겠다싶어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창 더운 오후에 집을 나와 주로 학의천 둑방길을 걷고 있다. 둑방길은 나무가 있어 그늘도 제공하고 드문드문 벤치도 있어 보행자들이 오며가며 쉬었다 갈 수도 있다.
학의천 길을 걷다가 운동장 사거리로 나와 그 길을 건너서 인덕원 방향으로 200m 남짓 걸어 좌측으로 보면 송도갈비가 있고, 그 뒤쪽으로 '다보란'소공원이 나온다. 그 공원 뒤에 '원평스크린골프장'이 있는데 이 스크린 골프장에 가면 우선 시원하여 걸으면서 흘린 땀을 식혀주기도 하고, 또한 시원한 음료도 제공하여 언제 땀을 흘렸는지 모르게 금방 땀이 들어가고 기분까지 좋아진다. 게다가 사장님께서 인심이 좋아서 서비스까지 넉넉하게 넣어 주시니 부담 없이 원평스크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여건이 되어 시간이 될 때마다 오며 가며 원평에 들러 골프 연습도 하고, 건강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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