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 쉬다가 무료함을 달래려고 약주 한 잔 마시고 괜한 객기를 부려 보는 건 아닌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우리 집 마루와 베란다 등에서 키우고 있는 식물들을 몽땅 올려 본다.
우리 집에서 가장 큰 보배는 45년 된 문주란인데 1981년도에 약 3년 된 문주란을 둘째 형님 집에서 얻어 와 지금까지 키우고 있으니 근 45년이 된 셈이다. 오래도록 우리 집에 있으면서 해마다 꽃이 두 송이 아니면 세 송이 씩 피면 씨를 받아서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수 백개의 문주란을 싹을 틔워 동네 사람들한테도 나누어 주고 또한 직장 사람들 뿐만 아니라 주변 식당 사람들한테도 나누어줬다.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 집에서 키우던 문주란이 스무 개가 넘었는데 이제는 나이가 먹어서 힘에 부치는 것 같아서 며칠 전까지 많이 분양을 하고 6개만 남았다. 꽃이 실내에서 있었던 것은 벌써 꽃이 폈다가 지고, 베란다에서 겨울을 난 것들은 지금 꽃대가 한창 올라오고 있다. 보통 꽃대는 오래된 것들은 1m 가까이 올라와서 두 손을 합친 것보다 더 큰 꽃송이가 달린다. 근처만 가면 향기가 얼마나 좋으냐 하면 크게 진하지도 않으면서 은은한 향기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우리집에서 오래된 꽃나무가 또 하나 더 있는데 동백꽃이다. 이 동백꽃은 홑동백인데 꽃이 벌이 없는 겨울에 피기 때문에 향기가 없다. 그런데도 꿀이 얼마나 많은지 바닥까지 철철 흘러 떨어져 소복이 쌓이기도 한다. 이 동백은 1991년도에 광주로 출장 갔을 때 직장 동료가 분재로 준 것인데 그때도 꽃이 피었지만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32년을 피고 있다. 보통 11월 말부터 한두 송이씩 피기 시작하면 12월 말에서 1월 사이 절정을 이루고 늦게는 3월까지 꽃이 있다. 이 꽃을 내게 준 친구는 죽은 지가 20년이 넘었는데 동백꽃은 해마다 붉게 피어 그 친구를 생각나게 하고 그리워하게 된다.
구경 한 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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