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장호 동생의 안부가 궁금하여....

강일형(본명:신성호) 2021. 1. 9. 18:33

요즘 들어 날씨도 많이 춥고 게다가 눈도 많이 내려서 집 가까이가 아닌 먼 곳에서 출·퇴근하는 동생의 안부가 늘 궁금하였다. 며칠 추운 것도 아니고 계속하여 날씨가 추우니 아들, 손자도 아닌 혼자 사는 동생이 가장 먼저 걱정되었다. 나이가 한두 살도 아니고 예순다섯이나 된 동생을 걱정하는 형의 생각이 기우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어머니하고 같이 살 때는 어머니를 보러 형제자매들이라도 들락날락거렸는데 지금은 어머니도 안 계시니 그 동생을 찾는 일가친척도 발을 끊었다.

 

여럿의 형이 있지만, 유일하게 형이 되어 한 달에 서너 번 그 동생을 불러서 밥을 먹는 것이 그 동생으로서는 형제간의 만남이고, 유일한 낙(樂)이었을 텐데 코로나가 심하여 작년 동짓날쯤 보고 올해 들어서는 뜸하다가 오늘이 처음이었다. 어제 전화를 하여 시간이 되면 보자고 하니까 어제는 일 끝나고 병원엘 간다면서 오늘 토요일 보자고 해서 늦은 점심을 비산 사거리 '메밀 옹심이 칼국수'집에 가서 먹고 집으로 들어와서 동생과의 얘기를 쓰고 있다. 그 동생은 젊은 나이에 혼자가 되어 어린 아들(3세)을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같이 키웠다. 그렇게 어렵게 키운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지

                대전 계족산 2019.8.16. 촬영

                

방에 가서 자리를 잡고 사는데도 자기 아버지를 찾아뵙는 것은 차치하고, 명절뿐만 아니라 해가 바뀌어도 전화 인사 한 마디도 없는 것이 꽤 서운하다는 생각이 들었겠지만, 그래도 아들이라고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는다. 그런 밑에 밑에 동생하고 오늘 점심을 먹으면서 소주도 한 잔씩 나눴다.

 

코로나가 없었을 때는 그래도 맛있는 집을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식사도 자주 같이 하였고, 요즘처럼 코로나가 심하지 않았던 지난해만 해도 병목안에 있는 염소탕 집에도 몇 번을 가서 저녁을 먹고 나서 둘이 시내 동전 노래방으로 이동하여 노래도 부르면서 아우의 기(氣)를 살려주고 뱃장을 맞춰주기도 했다. 그런데 나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 번도 "형, 고마워. 잘 먹었어요."라는 헛 인사말이라도 여태껏 한 번도 들은 적은 없다. 다만 헤어지고 집에 도착하면 그나마 "잘 도착했다"는 전화는 한 번도 빠짐없이 꼭 하는 것만으로도 형으로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마누라가 들으면 아마 서운하다고 생각할런지 모른다. 아들보다 동생을 더 챙긴다고 그렇게 느낄 수는 있어도 아들들은 제짝들이 다 있지만, 이 동생은 제수씨도 없이 이 춥고 지난한 밤을 말 한마디 나눌 사람도 없이 혼자 외롭게 보내지 않은가. 나는 그런 동생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여 내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그 동생을 보살피고 싶다. 그것이 나의 삶에서 다소 주제를 넘는다는 소리를 들어도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