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벽부터 서둘러서 충북 미원에 가서 시제를 지내고 조금 전 집으로 돌아왔다. 날씨가 꽤나 춥다고 하여 옷을 많이 껴입고 간 탓인지 크게 춥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적어도 네 번의 시제를 지내려면 야외에서 3시간 정도는 있어야 되기 때문에 바람이 세차게 불 때는 제삿상을 차리기가 힘들 정도로 어려움이 따랐지만, 미리 사전에 대비를 해서 옷을 더 입어서인지 춥다는 느낌은 안들었다.
물론 나처럼 재경지역에 살면서도 충북 미원까지 내려가는 종친들도 있지만, 많은 종친들이 청주지역에 거주하고 있어서 시제를 지낼 때는 오늘처럼 많이들 오신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제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도 했지만, 매년 하는 행사라서 미룰 수도 없거니와 더군다나 취소를 한다는 것은 조상님한테 매우 송구스러운 일인데다 오래도록 전하여 내려오는 전통을 하루 아침에 깨버리는 일이라서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따랐다. 아주 오래전에는 연세가 어느 정도 드신 종친께서만 참석하여 시제를 지냈지만 그 언제부터인지 가족단위로 참석을 많이 하다 보니 나이가 아주 어린 종친들도 참석을 하여 요즘에는 시제일이 축제날 같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제에도 코로나로 많은 종친들이 불참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건강이 안 좋으신 몇몇 종친을 빼놓고는 다들 참석을 하여 고령신씨의 시제를 빛내주셨다.
고령신씨는 충북 청주지역에 많이 살고 계신다. 특히 미원면 가양리에는 고령신씨 영성군파의 6세 손, 일(溢)자 할아버지가 자리를 잡으면서 대대손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린 시절은 철이 없어 무심코 지나쳤던 것이 이렇게 나이가 들게 되어 내가 누구고, 나의 조상은 어떻게 되고 하면서 뿌리를 찾게 된다. 그게 사람이라서 그렇다고 본다. 과거가 있고 또 미래는 과거를 만든다. 이렇게 인생사는 반복된다.
오늘은 고향에 가서 시제를 지내며 오래 전에 돌아가셔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조상님들과 얼마 전까지 내 곁에 계셨던 어머니와 큰형수를 그리워하는 하루였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픈 경자(庚子)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0) | 2020.12.30 |
---|---|
나의 손자, 희윤이와 희겸이 (0) | 2020.12.13 |
간절한 희망 (0) | 2020.06.02 |
사람이 산다는 것이 쉽지만 않다 (0) | 2020.05.31 |
2020년의 봄은 코로나가 데리고 갔다 (0) | 2020.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