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근래에 했던 여행 중에서 가장 의미가 있고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던 여행이 대전의 계족산을 가서 맨발로 황톳길을 걷고, 둔산의 무한장어연구소식당에 가서 점심식사로 장어를 마음껏 먹은 후 장태산휴양림을 갔다 온 것이었는데 그것이 또 현실로 이루어져 이번에는 나의 가장 오랜 친구인 충북 미원의 용곡초등학교 14회 동창생들하고 같이 가을여행을 그리로 갔다가 왔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우리가 여행하기 하루 전날까지만 해도 날씨가 많이 따뜻하고 엄청 좋았다. 운동 삼아 높이가 300m 정도 되는 우리 집 뒷동산을 올라갔다왔는데 흘러내리는 땀을 닦지 않고는 산을 올라갈 수 없을 만큼 날씨가 따뜻했었다. 그렇게 좋았던 날씨가 토요일 아침부터 기온이 10도 미만으로 뚝 떨어지고 낮 최고 기온도 14도에 머물 것이라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실제로 날씨 때문에 주말 여행을 하면서 겪은 어려움은 없었다. 남청주IC를 빠져나와 청주친구들과 만나서 계족산으로 이동했다. 입구에 도착하니 9시 반을 막 넘긴 이른 시간인데도 주말이라서 벌써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차를 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다. 버스에서 내려 많은 인원은 아니어도 25명의 인원파악을 마치고 계족산 황톳길을 걸으러 올라갔다. 전날보다 기온이 떨어져서 맨발로 걸을 엄두가 나지 않은지 친구들이 머뭇거리는걸 보고 먼저 신발과 양말을 벗고 황톳길로 접어 들으니 다는 아니더라도 꽤 여러 명의 친구들이 나를 따라 황톳길을 걸었다. 처음에는 발이 한기를 느낄 정도는 아니더라도 차갑게 와 닿았지만 얼마 걷지 않아 차다는 느낌이 없어지고 황톳길을 걷는 내내 기분 좋게 계족산 황톳길을 걸었다. 전에 와서 여름철에 걸을 때는 장마철이고 비가 온 끝이라 길바닥이 물에 젖고 고여서 걷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날씨가 건조해서 땅바닥이 말랑말랑해진 길도 더러 있지만 대체로 황토가 말라서 딱딱해진 길을 걸어야했다. 그런데도 친구들이 삼삼오오 두런두런하며 무슨 얘기인지는 몰라도 나누며 다들 밝은 모습으로 걸어 올라간다. 우리는 2km 남짓 걸어 올라가 발을 닦고 황톳길 옆으로 나있는 데크길을 따라 걸어내려 왔다. 이렇게 계족산 황톳길 맨발걷기 체험은 1시간 반 정도로 끝나서 많이 아쉬워하면서도 생전 걸어보지 못한 황톳길을 맨발로 걸었다며 다들 좋아하는 모습이다. 유성의 두 번째 여행지로 자리를 옮겼다. 노천족욕장을 가기 위해서는 큰길에서 안쪽으로 좀 들어가야 하는데 양쪽으로 주차해 놓은 차량들로 큰 버스가 코너를 돌거나 직진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주말이라 좀 복잡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어도 이 정도인지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 족욕체험장 앞에 갔을 때 그래도 주차안내원이 있어서 주차공간을 확보했다가 선뜻 내줘서 족욕하는 내내 편안하게 족욕을 마치고 공원의 국화전시동산까지 둘러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아침식사를 김밥으로 대충 때웠기 때문에 점심식사는 좀 낫게 먹어야 했다. 여행을 하면서까지 먹는 것에 구애를 받는다면 여행을 하는 것보다 하지 않은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싶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도 지난번 여행 때처럼 가서 먹었던 둔산에 있는 ‘무한장어연구소’식당에 장어무한리필로 예약을 해놓았다. 오래 전에 예약을 해 놓아서인지 홀이 아닌 룸에다 밥상을 차려줘서 우리 친구들만의 오붓한 공간에서 맛있는 장어를 구워 안주 삼아 소주잔을 주고 받으며 60년의 우정을 나눌 수 있었다. 장어도 양질의 장어이겠지만 오랜 친구들과 장어를 같이 구워 먹으니 더 맛있는 것 같고, 소주도 꽤 여러 잔을 마셨는데도 취기가 없다. 이번 여행에서도 나의 초등친구들과 함께 대전의 둔산에 있는 무한장어집에 와서 근사한 식사를 지난 번에 이어 또 하게 된 것이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장태산으로 이동하기 위해 식당을 나섰다. 식당에서 장태산까지는 채 20km가 안 되는데도 시간은 40여분 걸리었다. 주말인데다가 계절이 가을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장태산 자연휴양림을 찾았다. 문 대통령께서 2018년도 여름휴가를 장태산으로 오셨다가 가실 만큼 장태산은 자연휴양림으로서 특별한 산림자원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문 대통령이 장태산휴양림을 찾은 것이 전혀 영향은 없지 않았겠지만 그렇다고 장태산휴양림이 문 대통령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 보다는 다른 휴양림에서 볼 수 없는 20만 그루의 메타쉐케어 숲이 있고, 그 숲속에서 어느 누구든 숨 쉬며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많은 자연휴양림을 가보지는 않았더라도 내가 가본 자연휴양림 중에는 장태산 휴양림만한 데를 찾지 못했다. 정말 머물고 싶고, 또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장태산 휴양림이 아닌가 싶다. 계족산 황톳길과 장태산을 갔다 온 얘기는 먼저 번 갔다 와서 기행문으로써 자세하게 남겼기 때문에 여기서는 역사와 유래는 생략을 하고 우리가 느끼는 감정위주로 글을 두서없이 썼다는 사실을 밝힌다. 무엇보다도 초등친구들과 같이 떠난 가을소풍이어서 그 어떤 가을여행보다도 의미가 크고, 두고두고 사는 날까지 대전의 계족산 황톳길과 장태산 메타쉐케어 숲길을 걸은 것을 다들 잊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초등친구들이 이렇게 내 곁에 있어 줘서 오늘도 같이 행복한 시간을 같이 했네. 고맙네, 친구들! 건강하게 잘 있다가 2020년 정월 초에 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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