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초등친구들과 석모도의 보문사를 가다

강일형(본명:신성호) 2019. 4. 15. 22:44






올봄에는 강화도 옆에 있는 석모도의 보문사를 두 번씩이나 갔다 오는 호강을 누렸다. 한 번은 한참 전이기는 해도 친구들과 같이 가기 전에 사전답사차원에서 마누라하고 미리 가서 각 동선마다 소요시간을 체크하고, 친구들과 점심식사를 할 식당에 들러 맛도 체크해 보고 2-30명이 한꺼번에 식사를 할 별도의 방도 점검했다. 그리고 나오는 길에 족욕온천을 할 수 있는 두 곳을 들러서 여러 사람들이 같이 발을 담글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돌아왔다. 그러고 나서 2주 후에 충북 미원에 있는 용곡초등학교 14회 동창생들과 같이 석모도의 보문사를 찾아서 소중한 시간을 같이 보냈다.


보문사는 얼마 전(2017년 6월28일 개통)까지만 해도 강화도에서 배로 건너가서 보문사를 가야했다. 지금은 다리가 놓아져 있어 차로 쉽게 갈 수가 있지만, 그때만 해도 배를 타고 건너가 대중교통수단으로 환승하여 보문사를 가지 않으면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석모도의 보문사는 다리를 놓기 전에 두 번을 갔었고, 다리를 놓은 후에 두 번해서 모두 네 번을 다녀오게 되었다.


초등친구들과의 봄나들이는 매년 있어왔다. 청주에 사는 친구들이 많다보니 늘 관광버스로 올라오다가 중간에 재경친구들과 합류하여 같이 움직인다. 이번에 우리가 같이 여행한 석모도의 보문사는 상당히 유서(由緖)가 깊은 절이다. 설화이기는 해도 서기 635년(선덕여왕 4년) 4월에 이곳에 살던 어부가 바다에 나가 그물을 던졌는데 인형같이 생긴 돌멩이 22개가 올라와서 바다에 버리고, 또 그물을 쳤는데도 그 돌멩이가 또 올라와서 바다에도 버리고 집으로 돌아와 그날 밤 잠을 자다가 꿈을 꾸게 되었다. 꿈속에 노승이 나타나 소중한 것을 두 번씩이나 버렸다고 나무라면서 내일 다시 돌덩이를 건지면 명산에다가 잘 모시라고 했다. 다음 날 그물에 걸린 22개의 돌멩이를 건져 올려 낙가산으로 이동했는데 갑자기 돌이 무거워져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곳이 석굴 앞이었는데 거기 굴에다가 모셔놓게 되었다.


그 뒤 신라의 역사는 전해지는 것이 별로 없고, 고려 초기에 금강산 보덕굴에서 관음진신(觀音眞身)을 친견한 회정(懷正)이 이곳에 와서 불상을 살펴보니 가운데 좌상은 석가모니불, 좌보처는 미륵보살, 우보처는 제화갈라보살이었고, 나머지는 18나한상과 송자관음이었다. 회정은 22존 중 삼존불과 18나한상은 굴속에 모시고, 송자관음은 별도로 관음전을 지어서 봉안한 다음 이절을 낙가산 보문사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19세기 초 순조 12년 홍봉장의 도움으로 중건하였고, 고종 4년에 석굴안에 처마를 이어 나한전을 건조하고 고종 30년 명성왕후의 전교로 요사와 객실을 중건하였다. 길이 40m에다 폭이 5m 되는 큰 바위가 있어 그곳에서 신도들을 설법하던 천인대는 최근 1980년부터 2009년 3월까지 29년 동안 천인대의 돌을 깎아 높이 2m, 넓이 13.5m의 와불을 만들었다. 대웅보전 앞마당의 범종은 육영수여사가 시주했다고 한다.


이 절은 우리나라 3대 관음영지(觀音靈地) 중의 한 곳이다. 대웅보전이 있는데서 계단을 따라 10여 분 올라가면 눈썹바위가 있다. 눈썹바위벽에는 폭이 3.3m, 높이가 9.2m의 마애석불좌상이 있다. 이 석불은 1928년 금강산 표훈사의 승려인 이화응(李華應)과 보문사 주지 배선주와 함께 조각을 했다. 이 마애석불좌상에 아이 없는 사람이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면 들어준다고 하여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다고 한다. 눈썹바위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면 경치가 좋다. 한눈에 보문사 전경을 볼 수가 있고, 날씨가 좋은 날이면 시원스레 펼쳐지는 바다를 멀리까지 조망할 수가 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육지와 바다를 넘나드는 절경이다.


우리 일행은 눈썹바위에서 내려와 바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10분 정도의 거리인 어류정항으로 이동했다. 어류정항은 보문사 앞에 있는 조그만 항구로서 식당의 주인들이 직접 배를 갖고 고기를 잡아 여기에 있는 식당에서 소비한다. 우리가 갔던 연성호식당도 크지 않아 단체손님이 한꺼번에 몰려들면 대처하기 쉽지 않았지만, 우리는 미리 예약을 해놓은 덕분에 한자리에서 점심식사를 먹으면서 반주도 한 잔씩 나눌 수가 있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서는 5분 정도 강화도 쪽으로 나오다가 우측에 있는 한옥마을로 들어가 족욕온천을 했다. 석모도에는 미네랄온천과 리안온천이 있는데 우리는 리안온천으로 들어와 항염과 진통효과가 있어 알러지, 피부염, 두드러기 및 류마티스에 좋고 혈압강하와 뇌졸중에 효과가 있다는 온천욕을 했다. 물 온도가 60℃이어서 너무 뜨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정된 시간이 한참이 지났는데도 친구들이 나오지 않아 억지로 데리고 나올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이렇게 오랜 친구들과의 봄나들이가 공식적으로 끝나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예정된 시간에 맞추기는 다소 무리가 있었어도 그렇다고 전혀 여유가 없이 빡빡하게 운영되지는 않았다. 버스에서 노래를 못 부르게 하니까 어떤 친구가 아쉬움이 있었는지 노래방이라도 가자고 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다수 의견을 존중하여 사전에 준비했던 오락으로 대체하여 회장은 고생했지만 그나마 무료한 시간을 달랠 수가 있었다.


"나의 오랜 초등친구들! 이렇게 만나서 반가웠고 같이한 시간들이 있어 행복했네. 건강하게 잘들 있다가 가을에 또 보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