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내 곁을 떠난 지도 벌써 25일이 되었다. 그런데도 어머니 생전에 내가 하던 일상사들이 하루도 마음 편하게 손에 잡히지 않고 자주는 아니더라도 어머니를 생각하면 하루에 몇 번씩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앉아있다가도 벌떡 일어나지고 금방 눈시울이 젖는다.
지난 달 25일 어머니 장례를 치루고, 마음이 허전하여 내 PC모니터에 5년 전 어머니가 백내장 수술을 하시고 나서 한 쪽 눈을 가린 사진을 올려놓았더니 컴퓨터가 켜져 있는 동안은 그래도 수시로 어머니를 볼 수 있어 마음이 안정되는데 외출하여 어머니 생각이 갑자기 나게 되면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크게 헛기침을 한다든지 아니면 밖으로 나와 빠른 걸음으로 마음을 진정시킨다. 며칠 전 어머니가 계시던 병원 앞을 지나려니 발길이 저절로 멈추어지고 떨어지지 않아 한동안 어머니가 계시던 2층을 바라다본 적이 있었다. 이런 걸 보면 어머니가 병원에 3년 반 계시면서 모자지간의 정을 야박하게 느낄 정도로 끊어 놓고 가셨어야했는데 오히려 정을 더 들게 하시고 내 곁을 떠나신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나의 어머니는 모두 9남매를 두셨는데 그 중에서 아들이 7형제이고, 딸이 둘인데 아들 일곱 명이 모두 현역으로 군대를 갔다가 왔을 뿐만 아니라 손자도 6명이나 군대를 갔다 와서 어머니 생전에 아들, 손자까지 무려 13명이 현역으로 복무를 해서 알게 모르게 국가를 위해서 공을 많이 세웠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요즘 같이 병력자원이 모자라는 세월에는 어머니 같은 분이 국가에서 칭찬받고 더 대접을 받아야 마땅한데도 그렇지 못한 것이 상당히 아쉬웠다.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은 살아서보다 죽어서 남들이 알아줘야 한다.” 이런 분이 실제로 평범하게 살은 것 같은데 아무나 따라할 수 없는 진정으로 의미 있는 삶을 사신 것이고, 우리 세대에서는 ‘훌륭한 어머니’, 손자 세대한테는 ‘훌륭한 할머니’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으로 본다.
“어머니, 당신하고의 이별은 빠르면 올봄이고, 늦는다면 가을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뭐가 그리 급하셔서 이렇게 서둘러 떠나셨단 말입니까? 이 아들은 아직 당신을 떠나보낼 마음에 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가셔서 좋쑤? 아들 마음만 이렇게 아프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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