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은 유난히 춥고 시끄러웠다. 최순실의 태블릿PC가 나오면서 말로만 듣던 국정농단의 증거들이 하나둘씩 발견되어 현실화된 이래, 길고 긴 그 추운 겨울 주말마다 나라를 걱정하는 선량한 국민들이 수도권에서는 광화문광장으로, 지방 여러 도시에서도 온통 길거리로 달려 나와 박근혜의 하야와 구속을 외쳤다. 그 결과 박 대통령의 사과 담화도 몇 차례 이끌어냈고, 국회로부터 탄핵소추를 당하여 헌재판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국정농단의 한가운데 있던 최순실과 그 일당뿐만 아니라 그런 일을 하는데 직간접적으로 도와준 정부관료들이 수두룩하게 검찰과 특검에 의해 구속되었다.
이렇게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잡혀 들어간 것이 이게 현실인데도 아직도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 그 언제부터인가 박 대통령이 죄가 없다면서 선의로 한 일이라며 잘못 자체를 부정하더니 이제는 동조세력을 규합하여 대놓고 부추겨서 헌재재판관과 특검관계자들을 겁박하고 있다. 도저히 민주적인 사회에서 생각할 수도 없는 일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불의를 보고 촛불을 든 사람들과 그 반대편에서 선 사람들 즉, 나쁜 짓을 하여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을 잘못이 없다며 두둔하는 맹목적인 추종자들로 양분하여 서로를 반목질시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 정말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나라 안이 이처럼 어지러운데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는 손 놓고 있고, 여당은 수수방관하면서 마치 이 사태를 즐기고 있는 듯 보인다. 그뿐이겠는가. 성주의 사드배치로 중국정부의 한국제제가 본격화되는데도 남의 일처럼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으니 이게 박근혜정부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사드배치를 결정하기 전에 서울대학에 연구용역을 줘서 사드배치를 하게 되면 중국으로부터 엄청난 무역제제와 반한 감정이 있을 것이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위한 여러 노력, 미국에는 사드배치로 우리가 얻을 것은 최대한 얻도록 해야 했고, 중국으로부터는 우리가 영향을 덜 받을 수 있게 시간을 갖고 필요한 조치가 있어야 했다. 그에 대한 적절한 대책도 없이 ‘중국과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좋다’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쉽게 결정한 것이 롯데가 성주에 있는 사드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에 진출한 롯데백화점과 마트는 폐쇄조치가 되었으며, 그 외 한류문화콘텐츠사업, 화장품판매, 여행 등은 전면제한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정부가 중국을 너무 쉽게 생각했음이 틀림없다. 2016년 전체 수출국 중 중국이 1위로, 차지하는 비중이 32.2%로 미국, 베트남, 일본 등 수출 2,3,4위 수출액을 다 합하고도 150억 달러가 더 된다고 한다. 그런데다가 우리가 중국에 투자한 금액이 697억 달러로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이고, 사드가 중국에 진출한 약 3만 여개 우리 업체의 목줄을 죄고 있다. 중국에서 심지어는 초등학교 교육에도 반한 감정을 갖게끔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하니 일시적인 제제에 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면 일본은 어떤가. 중국과의 사드로 양국관계가 악화하는 것에 대비하여 일본과의 통화스와프확대를 논의했으나 일본에서 일방적으로 중단하였으며 독도가 자기들 땅이라고 열을 올리는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대꾸도 못하고 있다. 그런데다가 부산 영사관 앞에 설치한 소녀상을 철거하라며 대놓고 내정간섭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나라 안팎이 어려운데 대통령은 국회로부터 탄핵소추를 받아 업무가 중지되어서 헌재의 최종결정을 기다리고 있고, 국무총리 겸 권한대행인 황교안은 대통령 코스프레를 하고 다닌다. 또한 외무장관이라는 자는 서울주재 일본대사가 두 달째 일본으로 소환당해 돌아오지 않는데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벙어리가 된지 오래다. 박근혜가 대통령 업무가 정지되었으면 총리를 비롯해 장관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되지 않는가. 참으로 무능한 정부에 세금만 축내는 쓸모없는 관료들 아닌가. 제발 정신 좀 차려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사람은 다른 동물과는 다르게 순리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세상을 앞서간 어른들한테 배우고, 사회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의 모범적인 생활을 거울삼아 사회규범을 지키며 세상을 더불어 사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나이 들은 것이 부쩍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잘못 한 것을 보고서 잘못 한 것이라고 지적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을 포함하여 일부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던지 아니면 잘못인지 몰랐다고 하면서 빠져나가는데 급급해하며 도(度)를 넘어선 도덕적 해이를 볼 때 뭐가 선이고 뭐가 악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 이런 혼돈의 시대를 왜 우리와 같이 사는 젊은이들이 겪어야하는지 인생을 앞서 살은 선배로서 그들 보기가 민망하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 가을 이전에는 요즘처럼 세상이 뒤틀려 있지도 않았고, 나이 먹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것도 보지 못했으며 잘못을 하면 부끄러워하는 것은 당연했다.
이제 지금은 2017년 3월이지만, 2016년의 가을 이전으로 우리 국민들이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모두가 차분해져야 한다. 박 대통령께서도 더는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마시고, 마지막으로 꼭 이 말씀은 하셨으면 한다. “‘최순실’과 잘못 엮여져 알면서도 모르는 듯 도와주웠고, 그것이 잘못이라 부끄러운 일이었다. 본의 아니게 거짓말까지 하면서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으니 이 모든 것을 다 안고 떠나겠다. 그리고 살아 숨 쉬는 동안은 죄스러워하며 살겠다.”이렇게 말씀을 하시고 나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일이다.
지난 토요일 광화문 촛불집회를 갔다 와서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바라면서 헌재에서 대통령 탄핵찬성과 반대,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에 연연하지 않고 둘로 쪼개진 분란을 하루 속히 봉합하여야 하나로 통합된 대한민국에서 다 함께 웃으며 살아갈 것이다.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되어야 한다 (9) | 2024.12.09 |
---|---|
19대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었다 (0) | 2017.05.09 |
박 대통령 때문에 만수무강에 지장이 있다 (0) | 2017.02.10 |
2016년이 저물고 2017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0) | 2017.01.01 |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당연하다 (0) | 2016.12.12 |